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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프리카의 희망 아부
작성자
간디
작성일
2009-04-19
조회
9763

아프리카 말리에는 '아부'라는 30대 남자가 산다.아부를 만난 것은 국제비영리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패인'과 관련해 말리의 시카쏘 지역을 답사하는데 통역과 안내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해서였습니다.이 지역은 보통 불어를 사용하지만 현지인은 자신의 부족어를 쓰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는 통역을 네 번이나 거쳐야 의사소통이 가능하거든요.

여러 사람이 우리 일행을 도와주었지만,그중에서도 특별히 아부가 기억에 남는 건 그의 무한한 열정과 섬세한 배려 때문이에요.답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나는 아부에게 "한국말에 '아부하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건 당신처럼 조국을 사랑하고,어린이들을 구하는 데 온 정성을 다해 뛰어다니는 사람을 일컫는다."라고 '아부'했어요.그 말을 들은 아부도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였지요.

아부는 말리에 있는 60개 부족 중 성골에 해당하는 명문 부족 집안의 아들이고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인재인데요.현재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직원으로 어린이 교육과 지역 개발을 위해 아프리카 곳곳을 뛰어다니는 전사이기도 하구요.실제 그는 초등학교 교육률을 80% 이상 끌어올린 지역 혁명가다.나는 답사 기간 동안 아부가 가는 곳곳에 변화가 꿈틀대고,어린이들이 마치 슈바이처를 대하듯 아부를 사랑하는 것을 보았어요.그는 얼마든지 편하고 높은 자리를 가질 기회가 있었지만,어린이들에게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주는 일에 더 큰 만족을 느끼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일행 중 한 명이 앞으로 말리의 장관이나 대통령이 되어도 좋을 것 같다고 말하자 "언제가는 그럴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가 조국을 위해 있어야 할 곳은 바로 어린이들을 위한 현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해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내가 말리에 도착했을 때 환영 나온 지역 사람들에게 건넨 간단한 영어 인사를 그가 길게 통역해 준 것이 기억나서 뭐라고 말했느냐고 물었어요."아기들과 어머니들을 돕기 위해 이곳에 왔다."라는 내 말을 아부는 "한국의 많은 어머니가 말리의 아기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모자를 뜨고 있다.우리 선의를 받아 달라."라고 통역했다고 말했다."도와주러 왔다."라는 간단한 말도 "선의를 가지고 있으니 받아달라"라는 아름다운 말로 전달할 줄 아는 아부.나는 '아부하다'라는 말을 '아부처럼 살다'라는 뜻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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