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린재
- 김진환
노린재 한 마리 열린 차창으로 날아와
앞 유리에 매달려 퍼덕거린다
유리창 너머 푸른 숲은 보여도
유리는 보이지 않나 보다
날개만 펴면 날아갈 듯
바람개비 돌리듯 날개를 휘젓더니
그러다 지쳤는지
조용히 조용히 붙어 있다
무슨 궁리라도 하는 건지
푸른 숲으로 갈 수 있는 길은
뒤로 물러나는 수밖에 없을 텐데
포기하듯 물러나는 일이
저렇게 어려운가 보다
보이지 않는 벽이 무엇인가를
자유는, 끝끝내 포기할 수 없는 건 무엇인가를
노린재 한 마리 곰곰 되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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