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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버지의 공책
작성자
공책
작성일
2009-08-18
조회
5434

풀턴은 열 아홉살 때에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가 살아 계
셨을 때에 풀턴은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기고하던 아버지의 일을 자주 도와드리곤 했다. 아버지가 쓴 글을 타이프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료정리, 청소까지 도맡아 하였다. 그렇게 자주 아버지의 서재를 들락거리다 보니 어디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가부터 아버지의 개인 노트의 위치까지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밤 늦게 까지 책상 앞에 앉아 있곤 했다. 유일하게 밤 시간 만큼은 풀턴이 서재에 들어가지 못하는 때었다. 풀턴은 가끔 새벽까지 환히 밝혀져 있는 서재를 보며 도대체 아버지가 무얼 하고 계시는지 궁금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풀턴은 아버지의 서재를 둘러 보았다.
풀턴은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책상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졌다.
“아버지는 이 책상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풀턴은 책상 서랍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서랍 깊숙한 곳에는 한번도 보지 못한 공책 한권이 들어 있었다. 이상하게 풀턴은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첫장을 열었을 때 아버지가 즐겨 쓰시던 초록색의 잉크가 눈에 들어왔다. 눈 앞이 흐려지는 것을 애써 참고 다음 장을 열었다. 거기에는 어머니의 이름과 가족의 이름, 그리고 친숙한 이웃과 친구들의 이름이 차례로 적혀 있었다.
그런데 다음장엔 이제껏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 쓰여 있었다.
풀턴은 그 노트를 들고 어머니 앞으로 갔다.
“이 공책은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인데 어머니는 어떤 것인지 아세요?”
공책을 건너 받은 어머니는 공책 한장 한장 열어보며 말했다.
“이것은 네 아버지의 기도 노트란다. 매일 밤 한 사람씩 이름을 짚어가며 조용히 기도를 올리셨단다.”
“이 공책에 적혀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신 건가요?”
“그렇단다. 이 공책에 이름이 적혀있는 모두를 위해서 기도하셨다.”
그제서야 모든 것을 알게된 풀턴이 낯선 사람들의 이름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런데 이 분들은 누구죠?”
“그들은 아버지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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