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토론토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엄마의 눈물
작성자
정현태
작성일
2009-07-27
조회
7398

요양원에 계시던 엄마 건강이 나빠져 병원으로 모셨다. 5개월 사이 마치 딴사람처럼 변해 버린 엄마 얼굴을 보고 나는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굵은 주름, 움푹 들어간 볼, 그리고 예전보다 훨씬 눈에 많이 띄는 백발. 이제 76세인데 어쩌다 이리 되셨는지 가슴이 아팠다.

바나나를 숟가락으로 떠 드리는데 엄마가 눈물을 흘리셨다. 여섯 남매 중 유독 잔병치레를 많이 한 나를 늘 안타깝게 여기셨는데, 그런 내가 병간호를 하니 눈물이 나셨나 보다. 꽃구경 가려면 걸어야 되니까 다리를 쭉쭉 펴 보시라고 했다. 엄마는 몇 번 다리를 쭉 펴려고 노력하셨다.

잠시 뒤 따뜻한 물수건으로 얼굴이며 몸을 닦아 드리자 엄마는 또 눈물을 보이셨다. 저녁에 죽도 잘 드시고 숨소리 고르게 주무시는 걸 보고 간이침대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았다.

재작년 엄마 생신 때 친정의 마당에서 반가워하며 내 뺨에 얼굴을 비비던 엄마가 이젠 병실에서 웃음을 잃고, 들려 나가는 사람들의 등을 바라보며 사신다. 엄마를 위해서 하룻밤 옆에 있어 주는 거 외에 아무것도 해 드릴 수 없는 내 처지에 화가 났다.

아침이 되었다. 죽을 떠 입에 넣어 드리는데 엄마의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왜 자꾸 우시는지, 사느라 바쁘다며 못 찾아뵌 불효를 어찌 감당하라고.

낮에 엄마를 요양원으로 모셔다 드리고 또 오겠다고 인사하는데 두 눈을 크게 뜨고 내 얼굴을 바라보시는 엄마. 애써 웃어 보이며 나왔다. 엄마는 내 등을 언제까지나 바라보셨을 것이다.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참았던 눈물을 기어코 흘리고야 말았다.



출처 : 인터넷 좋은생각 사람들

 
  작성자 패스워드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1739
정무흠
2011/04/24
15370
1738
정무흠
2011/04/24
15654
1737
정무흠
2011/04/24
10679
1736
정무흠
2011/04/24
16217
1735
정무흠
2011/04/22
15435
1734
황금당구
2011/04/22
13126
1733
정무흠
2011/04/22
1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