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본다 해서 문제가 될 건 없지만,
이미 몇 년 전에 죽은 여자친구의 사진을 여태 가지고 있는 걸 들키는 건
어찌 생각해도 역시나 껄끄럽다.
다만, 한번 세워놓은 걸 걷어치우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렇게 아직도 사진을 올려두고 있는 것도
죽은 애인을 향한 마음이 한결같아서가 아니라,
분명 언젠가는 잊어버릴 거라는 것을 알기에,
끝까지 치우지 않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그대로 간직하고 싶었다.
무언가를 잊지 않고 산다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점점 더 무언가를 절대 잊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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