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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의 장벽
작성자
스타벅스
작성일
2009-05-31
조회
6853

여기 “문화의 장벽”에 둘러싸여 사는 사람들이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략 3만 5천명이나 된다. 그들은 다름 아닌 한국에 살고 있는 혼혈인 들이다. 지금까지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차별과 멸시와 분리의 피해가 진행되는 열악한 곳에 던져진 그들은 지금 기대와 흥분과 회한과 착잡함이 교차하는 감정일 것이다.

한국은 지금 미국의 NFL 풋볼 스타이며 지난 결승에서 MVP를 거머쥔 한국계 미국인 ‘하인스 워드’와 그의 어머니의 한국 방문과 인생 역전에 TV 방송이 생중계를 하며 100여명의 기자가 취재를 벌였다는 한국발 기사를 보면서 지금도 사회의 한 부분에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높다란 차별의 “문화의 장벽”을 허물어 버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그러나 세상은 <세속의 문화>이며 이것은 자기 자신을 최고의 가치로 간주하며 또한 다른 모든 가치들의 원천으로 생각한다. 문화는 가치의 세계이다. 유난하게도 한국은 혈연을 중요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혼혈인은 이방인이므로 민족으로서의 가치를 부여하기가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여기서부터 돌을 던지고 침을 뱉으며 언어폭력을 행사함으로서 민족의 단일성을 지킬려는 “문화의 장벽” 속에 분리되고 차별당하는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하인즈 워드’는 너무나 당연한 수퍼 스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최근에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에 대한 과도하고 경쟁적인 띄우기는 이해하고 설명하기가 명쾌하지 못하다. 물론 혼혈인 차별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인 캠페인 성격이 어느 정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적으로 동의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로 어려운 환경가운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여 자신이 개척해야 할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자리 잡았다는 것은 마땅히 존중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 그렇다고 최고의 자리는 아니지만 성실하게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피부 색깔이 다르다는 단 한 가지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말 할 수 없는 고통을 주며 공평한 경쟁의 기회를 박탈했던 혼혈인들에 대한 설명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최선을 다하여 성공한 사람에게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배려 문화>가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먼저 이 땅에 살아가는 그들에 대한 회개와 더 이상의 차별이 없다는 다짐이 필요하다. 이방인 취급을 하며 “문화의 장벽”가운데 꿈쩍도 하지 못했던 혼혈인 그 중에서도 세계적인 유명인이 된다면 이방인이 되었던 중죄를 사면시키고 그처럼 피눈물 나게 했던 “문화의 장벽”을 헐어버리고 금방 같은 문화권으로 마음대로 편입시키는 그 문화에 참으로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리차드 니버’가 주장했던 문화는 “인간이 자연위에 억지로 덮어버린 <인공적인 제 2의 환경>과 피조물인 인간 활동의 전적인 과정과 결과”로 볼 때 인간이 가진 문화 이기심은 “문화의 장벽”을 구축하고 그 뒤편 그늘지고 소외된 곳에 부조리와 억압 과 죄악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변혁된 문화>를 생각하게 된다. <문화변혁의 길>에는 반드시 <문화의 변혁자>가 존재한다. 그 분은 언제나 <가짐의 가치> 대신 <나눔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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