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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밋빛 인생
작성자
꽃보다 남자
작성일
2009-05-28
조회
5917

드라마 제목이 ‘장밋빛 인생’입니다. 이 드라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주제는 평범한 한 여성의 ‘한풀이’입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늘 만날 수 있는, 평범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그 가족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악착같이 살아가는 이 시대의 전형적인 주부입니다. 이 여성의 모습을 보며 그와 비슷하게 살아가는 이 땅의 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이 공감하며 이 드라마 앞에 모이게 되는데 이것이 이 드라마 흡인력의 주요인인 듯 합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 여인들은 ‘홧병’이 많았습니다. 이 병은 전세계에서 유일한 병이어서 병 종류의 고유명사로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한이 쌓인 여인네들이 어디 하소연할 데도 없고 참고 또 참고 살다보니 그것이 병으로 쌓이게 되었는데 이것을 흔히 ‘홧병’이라고 합니다. 보통 '한을 푼다'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위로받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한을 풀기 위해서 어느 정도 나이가 든 여인네들은 통곡하며 울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악다구니를 쓰기도 하고 자식이나 남편에게 자기의 고통을 끝없이 토해내기도 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의 한풀이가 이 드라마의 중심에 있고, 그 과정에는 이 땅의 모든 '전업 주부'의 한과 '조강지처'의 한이 깊게 중첩되어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드라마는 최근에 속속 나오는 드라마와는 그 내용이 사뭇 다릅니다. 최근의 드라마에서는 애정이 식은 남편에게 더 이상 매달리지 않고 당당하게 이혼을 요구하는 쿨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거나 이혼녀와 총각과의 사랑이야기 등을 시대의 흐름인 양 다루고 있는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어느 모로 보나 구시대적인 캐릭터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0% 이상의 국민들을 TV앞으로 끌어당기는 흡인력을 보면 아직도 우리 문화와 정서가 이쪽이 더 가까운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죽을병에 걸려서야 가족의 관심과 따뜻한 배려를 받게 된 설정은, 병에 걸리지 않고 일상에서 열심히 살고 있는 많은 주부들은 여전히 한쪽 구석으로 소외시키는 맹점이 있습니다. 가장 지혜로운 것은 죽을병에 걸렸을 때 관심과 사랑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늘 가슴에서 우러나는 관심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내용이 극단적이며 한 여성의 참혹한 불행을 다루고 있는데도 아이러니하게 제목이 ‘장밋빛 인생’이라는 것입니다. 드라마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조금은 예측할 수 있지만 이 드라마의 제목처럼 어떤 형태의 ‘장밋빛 인생’으로 막을 내릴지는 귀추가 주목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장밋빛으로 화려하고 향기나는 인생이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들에게 장밋빛 인생이란 어떤 형태일까요? 어떻게 살아야 내 생애가 장밋빛 인생이었다고 생의 마지막에 당당히 말할 수 있을까요? 이 세상에 정말 장밋빛 인생이 있기는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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