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 감을 좋아한다. 10년 이상의 유학 생활에서 제일 먹고 싶었던 과일은 주황색이면서 주홍색인 한국 감이었다. 낙엽이 떨어진 나무들마다 전형적인 한국 시골의 전경 속에 독특하게 등장한 한국 감의 감칠맛을 나는 잊을 수가 없었다.
외국에서 볼 수 없고 한국에서만 나는 것이기에 더욱 그리웠다. 사과, 외, 수박, 배, 그리고 오이 등을 비롯한 여러 야채들과 실과들은 외국에서 접할 수 있었지만 감만큼은 그렇지 못했다. 가끔 미국 잡화점(grocery)에 전시되곤 하지만 손쉽게 사먹을 있지 못할 정도로 값은 비싸다. 물론 한국보다는 값싸긴 해도. 나는 왠지 한국산 한국 감이 좋다.
가을 단풍이 되면 겨울을 재촉하는 낙엽의 떨어짐 뒤에도 나무에 대롱대롱 남아있는 주황색의 한국 감들은 나로 하여금 여러 생각을 가지도록 하기 때문이다. 또 결실의 계절임을 알리기 때문이다.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한 해의 절정은 그야말로 한국 감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맛볼 수 있는 한국 감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학기 중 한국에 거하는 동안 나는 가을이면 한 상자씩 집에 두고 하나씩 꺼집어 내어 맛을 본다.
내가 한국 감을 좋아하는 이유는 또 하나이다. 한국 감을 통해 나는 ‘결실’이라는 의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어릴 때 불렀던 동요인,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 나무꾼이 나무를 할 때 이마에 흐른 땀을 씻어 준데요.” 수고하고 흘린 땀방울의 노고가 열매를 맺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는 결실의 한국 감을 나는 좋아한다.
요즈음 젊은 분들은 미국행을 선호한다. 자녀 교육을 걱정하고 그들의 앞날을 염려하기 때문에 더 나은 교육환경을 제공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라 사료된다. 요령을 피우고 눈치 빠른 자들이 흥행하는 식으로 보다 나은 조건을 자녀들에게 제공하면 그들이 보다 훌륭하게 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되는 주요한 하나가 있다. 바로 미국 교육은 외적인 요소, 즉 한국보다는 객관적으로 낫다는 단순한 요소보다도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 그것은 ‘준법정신’을 키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나라의 법들을 지켜야한다는 것이다. 미국인들은 대체적으로 준법 생활을 철저히 한다. 그래서 학력 위주가 아니라 노동의 결과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사무직이 높은 급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노동하는 자들이 높은 사례를 받는다. 노력의 대가를 받는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어떤 작은 일이라도 법의 보호를 받는다.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법에 호소하면 법에서 작은 한 사람이라도 보호해준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그러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