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검색하세요
토론토 생활 길잡이, 코리아포탈이 함께합니다
제목
  남자 & 여자
작성자
타호
작성일
2011-07-06
조회
11005


 

 


여자의 글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많이 아프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해줄 것이 없습니다. 

어제는 그 사람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이곳저곳 돈을 빌리러 다녔습니다. 

가는 곳 마다 툇자를 놓고는 미안하단 말도 

잊어버리지 않고 하더군요. 

우연히 알게 된 일자리, 돈을 많이 받습니다. 

이 남자 저 남자, 몸을 파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더러운 돈으로라도 그를 고치고 싶습니다. 

그가 매일 새벽이 되어야 들어오는 

내가 궁금한지 이것저것 묻습니다. 

난 그냥 새벽 시장에서 옷가지를 내다판다고 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이라고 

내 손을 꼭 잡으며 눈물까지 글썽합니다. 

이 바보같은 남자, 어떻게 합니까... 

수술 날짜 이제 겨우 이틀남았습니다. 

그 동안 몸 팔아가며 모은 돈도 부족해 마담 언니에게 까지 

돈을 부탁했습니다. 

그가 고맙다며, 몸 낫기만 하면 내가 행복하게 해줄거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낫기만 한다면 그가 낫기만 한다면 

아무 것도 난 바라는게 없습니다. 

돈 많은 것도, 커다란 집도, 비싼 차도 필요없습니다. 

난 그만 있으면 되는데... 

수술 날입니다. 

그가 무서운지 어디가지 말고 여기 꼭 있으라 합니다. 

난 그러겠노라하며 

그가 수술실 입구까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냥 발길을 돌려 버립니다. 

-

그를 보내고 얻은 병입니다. 

곧 있으면 죽는다 합니다. 

일을 하면서도 몰랐던 병입니다. 

어찌 이렇게 까지 키웠냐고 의사가 당황해 합니다. 

큰일입니다. 

다음주면 그 사람 결혼식인데 이런 꼴로 어떻게 그사람을 볼지, 

아픈지도 몰랐습니다. 

그가 다 나아 다른 이와 결혼을 하게됐다는 소식에 

뛸듯이 기뻤습니다. 

걱정 했습니다. 

그 사람 날 잊지 못하고 방황하는 건 아닌지, 

그런데 다행이죠?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이렇게 아픈 걸 보면 

내가 그 남자를 많이 사랑하긴 사랑하나 봅니다. 

그사람 결혼식장 앞입니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지나다닙니다. 

저멀리 그가 보입니다. 

그리고 그녀가 보입니다. 

참, 예쁩니다. 

이런 또 말썽입니다. 

또 앞이 흔들거립니다. 

그를 봐야하는데 마지막 가는 길 외롭지는 않게 

그를 눈에 담아야 하는데 

결국 예식장앞에 앰뷸런스가 오는 우스운 꼴이 되버렸습니다. 

그가 나옵니다. 

무슨일이냐고 사람들을 제치고 다가옵니다. 

이런 얼른 고개를 돌려보려하지만, 몸이 움직여 주질 않습니다. 

그가 나를 보고 울고있습니다. 

난 그저 웃으며 들어가라 눈짓 합니다. 

그가 알았다고 입만 뻥끗거립니다. 

잘하는거겠죠. 

이렇게 보내는게 잘 하는 거겠죠? 

남자의 글

아무 것도 없는 나 그런 나 하나 믿고 여지껏 날 

돌봐준 그녀 입니다. 

밤마다 아파하는 나, 잠 한숨 제대로 못 자고 

날 간호하는 그녀 입니다. 

돈을 빌리는지 이곳 저곳 전화를 하더니 

옷을 차려 입고 나가 한참뒤에 

오더니 취직이 됐다고 합니다. 

어디인지 물어보지 않았습니다. 

매일 밤을 늦게 들어옵니다. 

가끔 진한 술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무슨 일을 하냐 물어 본 내 대답에 옷 장사를 한답니다. 

거짓말 입니다. 

이 여자 내 앞에선 거짓말도 못하는 여자 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날 위해 남자에게 몸을 팔고 있습니다. 

못난 나, 그냥 보고 있습니다. 

살고 싶은가 봅니다. 

그녀를 이렇게까지 버려가면서까지 살고 싶은가 봅니다. 

내가 고개 숙이면 그녀는 더 숙이곤 울면서 

그러곤 미안하다고 내가 미안하다고 

내 손을 잡고 울기만 합니다. 

이 여자, 참 못됐네요. 

당신이 미안하면 난 어쩌라고...

내일이면 수술 입니다. 

불안해 보입니다. 

이젠 다 나으면, 그녀와 행복하게 살겁니다. 

나 때문에 힘들어 한 그녀, 이젠 고생시킬순 없으니까요. 

열심히 일해서 그녀와 마음놓고 살수있는 집도 사고, 

그녀와 어디든 갈 수 있는 차도 살겁니다. 

무서우니 어디가지 말라고 그녀를 잡아 둡니다. 

자꾸만 불안합니다. 

어디론가 흩어져 버릴것만 같습니다. 

날 바라보는 그녀, 왜 이리 슬퍼보입니까. 

수술이 끝나고 정신이 돌아와 찾은 사람은 그녀 였습니다. 

어디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쪽지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뭐가 싫어 날 떠난 걸까요. 

마음이 약해 제대로 화도 못 내는 사람, 

내가 얼마나 힘들게 했으면 날 떠난 걸까요. 

몇 일, 몇 달을 그렇게 그녀를 찾으며 지냈습니다. 

돌아보니 한것이 없습니다. 

그녀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일을 합니다. 

그녀가 왔을땐 좀더 괜찮은 남자가 되어있어야 할테니까요. 

번듯한 회사에 취직이 됐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도 생겼습니다. 

그녀를 꼭 닮았습니다. 

긴 머리 하며, 커다란 눈, 그리고 무엇보다 

내 앞에선 언제나 미안하다 말하는 

그녀의 말투와 꼭 닮았습니다. 

사랑을 할 수 있답니다. 

그녀를 잃어버린 내가 다른 이와 사랑을 할 수 있다합니다. 

이럴 수는 없는 겁니다. 

난 죽어도 할 말은 없습니다. 

바보같은 나, 결혼까지 합니다. 

결혼식날 입니다. 

날씨가 맑습니다. 

내가 무안할 정도로 날씨가 맑습니다. 

옆의 그녀가 환하게 웃습니다. 

-

아, 그녀 입니다. 

웃고 있습니다. 

이젠 환영까지 보이나 하고 다시 고개를 돌리니 

그녀가 휘청 거립니다. 

어디가 아픈 걸까요? 

그러면 안되는데, 나보고는 건강하라 해놓고는 

지금 달려와 날 안아준다

면 모르는척 해 줄텐데, 

날두고 간 거 모두 용서해 줄건데 나가 버립니다. 

바보같은 나, 그저 보고만 있습니다. 

결혼식장 앞에 앰뷸런스 소리가 들립니다. 

이게 어찌된 일 일까요. 

누군가 하고 사람을 제치고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녀입니다. 

앰뷸런스 침대에 누워 날 바라보고 웃고 있습니다. 

어쩌면 좋습니까... 

날 더러 들어가라 손짓 합니다. 

난 그러겠노라 하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한데 웃고 있습니다. 

이 사람, 참 바보같습니다. 

-

의사가 그녀가 이젠 얼마 살지못 할거라 합니다. 

날 고치고 얻은 병이라 합니다. 

이럴수는없는 겁니다. 

이렇게 착한 그녀인데 데리고 가겠다뇨. 

옆에 그녀 누구냐고 물어 봅니다. 

침대에 누워있는 이 여자, 그냥 아는 동생이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난 어쩌라고 이렇게 마지막까지 착한 겁니까.

그만 돌아가라 합니다. 

좋은 날에 이렇게 아파 미안하다고 합니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습니다. 

난 너무 화가 납니다. 

바보같은 그녀에게 욕이라도 하고 싶은 정도 입니다. 

[에필로그] 

그녀가 죽었다고 합니다. 

의사가 전해주는 쪽지가 있습니다.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그저... 

난 그저... 당신 없인 하루도 짧은 순간 순간도 

숨을 쉴수 없음에... 

그래서 난 당신을 사랑한게 아니예요. 

그러니 너무 아파하지 마요. 

그럼 내가 너무 미안해 지니까.' 

이 사람 끝까지 미안하다고만 하고 갔습니다. 

부모도, 형제도 없는 이 사람, 장례식장은 허전 합니다. 

나라도 있어야 그녀가 조금은 따뜻해 보이겠죠. 

그렇게 세월이 흘러 이젠 

나도 늙어 죽음의 문턱앞에 다다랐습니다. 

세상에 태어나 난 한 명의 여자만을 사랑했습니다. 

그녀가 날 더러 오라 손짓 합니다. 

이젠 내 곁에 그녀는 웃으며 난 됐다고 합니다. 

이 여자 참 괜찮은 여자입니다. 

난 됐으니 그녀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말 해주라 합니다. 

그녀를 다시 만나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서 난 행복 했습니다. 

당신의 눈물로 난 행복했고, 당신의 아픔으로 난 웃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녀가 차마 하지 못 했던 이 사랑한다는 말, 

내가 대신 하려 합니다. 

괜찮겠죠? 

그래도 그녀가 미안하다 하면 난 어떻게 해야하나요.



















출처 : http://www.xcouple.kr


 
  작성자 패스워드
번호
제목
작성자
등록일
조회
479
신사임당
2009/10/21
5605
478
에몽이가쓴
2009/10/21
8078
477
힘난다
2009/10/20
8064
476
나무꽆과벌
2009/10/20
5526
475
생텍쥐페리
2009/10/19
6936
474
한마리개
2009/10/19
6946
473
ㅍㅍㅍ
2009/10/18
7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