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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베로아메리카의 최고 지성
작성자
김재웅
작성일
2009-05-25
조회
7361

서유럽 이베리아반도(스페인, 포르투갈)의 정복자들이 대서양을 건너 중남미 대륙과 카리브해 도서국가를 지배아래 두었던 지역을 이베로아메리카(Iberoamerica)라고 부른다. 지금도 대부분의 라틴아메리카가 서반어와 포르투갈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다.

오고오는 세대에 가장 크게 영향력을 끼친 이베로아메리카의 최고 지성인은 누군가? 어느나라 어떤 지도자인가? 라틴아메리카 최고 지성의 산실은 어딜까?

인터넷에서 Ranking Web de Universidades del Mundo 를 치면 세계 유명 대학 6000개의 서열을 확인 할 수 있다. 매사추세츠 보스턴에 있는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가 영광의 1위, 스탠포드가 2위, 하바드가 3위, 칼텍이 4위 순이다. 한국의 서울대가 182위, KAIST가 204위, 아시아 국가 중 1위를 차지한 일본의 동경대는 전체 순위가 52위고, 타이완 국립대가 아시아 2위로 전체 55위를 기록하고 있다.

대륙별로 친절한 통계와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중남미 33개 국가 중 상위 대학 50개의 대학의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발군의 경이로운 성적을 거둔 대학은 전체 44위를 거둔 멕시코 국립 아우또노마(nacional Autonoma de Mexico) 대학이다. 1910년에 세워졌고, 전체 학생수가 20만 명이나 되는 라틴 아메리카 최고의 대학이다.

페루 리마에 1551년 설립된 싼 마르꼬스 대학(La Universidad de San Marcos)은 현존하는 남미 최고(最古)의 대학이다. 고색창연한 대학 캠퍼스 하나하나가 역사적 유물로 간주되고 있다. 458년이란 세월의 풍상을 아랑곳 하지 않는 남미 지성의 상아탑으로 유명하다.

‘백년동안의 고독’(Cien Años de Soledad)으로 198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콜롬비아 출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Gabriel Garcia Marquez)는 라틴아메리카가 낳은 최고의 지성인중 하나다. ‘콜롬비아의 세르반테스’로 불려지는 그의 소설은 마콘도라는 가공의 땅을 무대로 하여 호세 아르케디오 부엔디아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폭력으로 점철된 중남미의 정치, 사회적 현실과 토착 신화를 마술적인 상상력으로 그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서 태어난 저널리스티 에두아르도 갈레아노(Eduardo Galeano, 69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지성인이다. 최근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섬나라 트리니다드 토바고에서 개최된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권했다하여 일약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책이 그의 저작이다.

“Las venas abiertas de America Latina” (Open veins of Latin America)은 “라틴아메리카의 절개된 혈관들”이란 뜻이다. 한국에선 “수탈된 대지”라는 이름으로 번역된 대표적인 좌파 이념 서적이다. 콜롬버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약 500년 동안 구미열강들에 의해 라틴아메리카들이 얼마나 잔인하고, 얼마나 총체적으로 수탈을 당했는지 갈레아노가 수천권의 참고자료를 인용하며 제시했다.

잘려진 정맥 밖으로 선홍색 선지피가 홍건히 흘러나와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처럼, 라틴아메리카의 자원과 기회와 미래를 송두리째 앗아간 약탈자들의 무자비한 침탈에 항거하는 내용으로 반미 전도사역을 자처하는 차베스가 애증을 섞어 전했다.

볼리비아 중부 차파레 코카 농가 출신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Evo Morales, 50세) 가방끈은 짧을지 모르나 분명 존경 받는 지성인이다. 남미 최빈국 볼리비아 신세를 벗어나 보려고, 토지분배와 천연자원 판매 수익금을 골고루 분배하려는 수고로움을 보인다. 기득권자들의 역풍이 거세지만, 고난을 선포하고 금식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낮아짐과 내려놓음의 리더십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총끝에서 나오는 권력은 짧고, 두고두고 많은 후유증을 내지만, 겸손히 낮추며 진실히 행함은 많은 이를 감복시키고 유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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