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그렇게 가자 봄바람아 불지만 말고 쉬었다가렴
어차피 나도 너처럼 그렇게 갈거니
어디를 봐도 모두가 가네
이제라도 취하려 용쓰지 말고
강처럼 넘실대며 웃으며 그렇게 가자
길가의 풀잎소리는 낮아지라하고
들녘의 소담스런 정경은 누리라고 하는데
가지지 못해 안달하는 저 심보는 어디서 왔나
패한 자들과 더 이상 대화를 마라
세상을 꼬집는 이들과 사귀지 마라
따스한 햇살은 웃으라고 하고
구름 속 달빛은 가슴을 두드리는데
어찌 그리 삵쾡이 심보로 이기려고만 하는지
결국의 승리자는 조건 없이 주는 자
아낌없이 주고 또 주고 뿌리까지 다 주어도
불평한마디 없는 저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보라
흥하고 쇠하고 그래서 가는 것
변치 않는 진리가 소리 없이 오늘도 외친다.
그래 우리 그렇게 가자구
- 소 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