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 멀리 바다 깊은 곳에
작은 소라가 태어났습니다.
소라에게 있어 바다는
그가 아는 단 하나의 세상이었습니다.
소라는 바다 소리를 들으며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어느 날 소라가 잠들어 있을 때
누군가 꿈꾸는 소라를 들고 나와
칼을 들이댔습니다.
소라는 아프단 말도 못하고
속살을 누군가에게 도둑맞고 말았습니다.
바닷가에 버려진 소라,
철석철석하는 바다 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꿈꾸던 어느 날
모래톱을 밟으며 지나던 한 아이가
나를 번쩍 들어 귀에 대고는
‘아! 바람 소리!’ 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그때 곁에 있던 아이가
‘그건 바람 소리가 아니라
하늘 소리야‘하고 말했습니다.
난 그제야
내 고향이 바다가 아니라
하늘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다가 고향인 줄 알았을 때
난 버려졌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하늘이 고향이라는 것을 깨닫자
바람같이 가까이 있는 하늘이 고마웠습니다.
이제 귀에 바싹 대면
바다가 아니라
하늘을 꿈꾸는 소라,
오늘은 누구의 귀에 하늘을 들려줄까
소라는 꿈을 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