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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론'
작성자
게이츠
작성일
2010-09-01
조회
10971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론`

졸업식 연설 … "아버지, 늘 말했잖아요. 언젠가 돌아와 학위 받을 거라고 … "

"나는 이 말을 하려고 30년 이상을 기다렸다. '아버지, 내가 항상 말했잖아요. 언젠가 하버드로 돌아와 학위를 받을 것이라고.'"

세계 최고의 갑부이면서 최고의 자선사업가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7일 하버드대 졸업식장에서 명예학위를 받은 감격을 이렇게 토로했다.

스티븐 하이만 하버드대 교무처장은 "게이츠의 친구인 스티브 발머(현 MS 최고경영자)를 비롯한 다른 학우들이 시험 공부하느라 정신없을 때 게이츠는 개인용 컴퓨터 발명이라는 혁명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그를 소개했다.

게이츠는 연설 서두에서 "크림슨(하버드대 학생 신문)이 나를 하버드대 중퇴자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이라고 부른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내가 여러분의 입학 오리엔테이션 때 연설을 했다면 (학생들이 중퇴했을 것이므로) 지금 이 자리엔 훨씬 적은 숫자의 학생이 나왔을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다음은 연설 요지.

◆"하버드대에선 세상의 불평등 몰라"=하버드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1975년 1월 세계 최초로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한 회사에 전화를 걸었을 때다. 나는 그 회사에 소프트웨어를 팔겠다고 제의했다. 그들은 구매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한 달 뒤에 연락하라고 했다. 아직 소프트웨어를 완성하지 못했을 때라 잘됐다고 생각하고 일을 마무리하는 데 열중했다. 그게 학업을 중단하고 MS와의 여행을 시작한 계기다.

(하버드대 생활을) 돌이켜보면 한 가지 큰 유감이 있다. 세상에 지독한 불평등, 즉 수백만 명을 절망에 빠뜨리는 건강과 부(富), 기회의 불균형이 있다는 걸 깨닫지 못하고 하버드대를 떠난 것이다. 나는 하버드대에 다닐 때 경제학과 정치학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고, 과학의 진보를 이룬 위대한 발견에 대해 배웠다. 그러나 인간애의 위대한 진보(humanity's greatest advances)는 이런 발견들을 어떻게 불평등을 없애는 데 적용하는가에 달려 있다는 점은 당시엔 몰랐다.

◆"특권층은 일반인의 삶을 알아야"=이 시대에 진행되고 있는 혁신은 우리에게 가난과 질병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값싼 개인용 컴퓨터의 출현으로 문제 파악과 해결책 마련에 도움을 주는 강력한 네트워크 형성이 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모든 이가 여러분의 이웃이 되고,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많은 훌륭한 생각이 한데 결합할 수 있게 됐다.

이는 인간이 서로 도울 수 있는 혁명을 촉발한 것이므로 가능한 한 많은 이가 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대 교수.졸업생.학생과 후원자들이 그들의 힘을 이 세상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써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여러분처럼 세상에서 가장 큰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이 아무 특권이 없는 이들의 삶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Should the world's most privileged people learn about the lives of the world's least privileged?).

나는 오늘 여러분이 세상의 심각한 불평등이라는 이 한 가지 복잡한 문제를 택해 그에 관한 전문가가 되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행동가가 되라. 그러면 여러분은 인생에서 가장 훌륭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시간과 돈을 불평등 해소에 투자하라"=기술이 급속히 발달하는 시대에 사는 여러분이 이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생각해 보라. 여러분이 일주일에 몇 시간, 한 달에 몇 달러를 이 일에 쓴다고 상상해 보라.

(내 아내) 멜린다와 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가진 자원을 많은 이를 위해 쓸 수 있을까(How can we do the most good for the greatest number with the resources we have?)'라고 생각했다. 이를 의논하던 중 우리는 기사를 읽었다. 이 나라에선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병으로 가난한 나라의 수백만 어린이가 매년 사망한다는 내용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아이가 죽을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시장이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에 관심이 없고, 정부도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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