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전철역 근처로 이사했습니다. 전철이 오가는 소음이 굉장하지만 평소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죠. 12시에 역사의 불이 꺼지고 새벽 4시에 켜지는 것, 새벽 2시와 4시에 화물열차가 지나가는 것, 아침 전철은 차가운 느낌이고 저녁 전철은 따뜻하다는 것.
어느 새벽 4시, 잠에서 깨어 창밖을 보니 역사 안이 환했습니다. 커다란 청소기가 돌아가고 아주머니들이 하얀 거품을 내며 바닥을 닦고 있었습니다. 왜 오랫동안 전철을 타면서도 그곳을 누군가 가꾼다는 생각을 한 번도 못했을까요?
당연한 듯 누려 왔던 일들이 사실은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필자 : 김진여님
출처 : 월간《좋은생각》 2004년 12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