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 교수님.. 지금 시간 좀 괜춘 하신지요?
윤교수 - 저기 좀 보세요. 철새들이 겨울이 되니 한국으로 오고있죠?
무한 - 저.. 교수님, 그게 아니라 솔로부대에 대한 질문을 좀 하려고 하는데요..
윤교수 - 난 지금 비밀활동중이라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습니다.
무한 - 그냥 쿨한 여자가 왜 연애하기 힘든지만 좀 설명해 주세요..
윤교수 - 야, 바쁘다니까 이눔아. 내가 새박사 아니고 솔로부대 연구가인거 들키면 니가 책임질거여?
무한 - ......
윤교수 - (하늘을 가르키며) 저게 청둥오리죠?
아쉽게도 윤교수님께는 별다른 설명을 들을 수 없었지만, 그동안의 사례들로 쿨한 여자가 연애하기 힘든 이유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자, 그럼 똥꼬에 힘 꽉주고 매뉴얼을 시작해 보자.
1. 쿨한여자는 이기적인 여자가 아니다
많은 여성대원들이 쿨한 여자는
독립심이 강하며, 어느 상황이라도 버텨낼 수 있는 여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36.5도의 따뜻함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쿨할 수 없다. 그저 쿨해지려 하다가 연애를 망칠뻔한 Y양(29세,병아리감별사)의 사연을 보자.
Y양 - 무한님.. 저 고민이 있어서..
무한 - 네, 저도 고민이 있답니다.
Y양 - 혹시 시간 괜찮으세요?
무한 - 시간은 어제 많이 다쳐서.. 괜찮진 않은듯 ㄳ
Y양 - 소개팅한 남자가 연락이 없어요.
무한 - 제 친구도 장어 잡으러 갔다가 한마리도 못 잡아 왔다더군요 ㄳ
Y양 - 근데.. 정말 이 남자가 저한테 관심 있는 듯 보였고.. 무한님 매뉴얼대로 리액션도 방청객 수준으로 해주고 빵빵 터져 줬거든요. 애프터 신청도 받았는데..
무한 - 제 친구도 입질은 많이 받았다고 하네요. 거의 잡았는데 줄이 끊어지기도 하고...
Y양 - 진짜에요. 정말 이 사람 저한테 관심이 있었고, 잘 들어갔냐는 문자까지 보냈거든요.
무한 - 근데 뭐가 문젠가요?
Y양 - 오늘은 연락이 없어요 ㅠ.ㅠ 아침부터 한통도 없네요..
무한 - 흠.. 문자는 보내보셨어요?
Y양 - 아니요. 먼저 연락하기 좀 그렇잖아요.
무한 - 뭐가 좀 그래요?
Y양 - 전 쿨하거든요. 연락오기 전까지 먼저 연락 안해요.
무한 - 님....아... 자제효...
Y양 - 점심시간때 까지 기다려보고 안오면.. 정말 저 울어버릴지도 몰라요.. 7년만에 한 소개팅 이었는데 ㅠ.ㅠ
무한 - 그러지말고, 문자를 보내봐요. 왜 아무것도 안하면서 혼자 고민만 해요. 맘에 들었고 둘이 분위기 괜춘했다면, 답장 오겠죠.
Y양 - 제가 먼저 보내면 아쉬운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전 쿨하기 때문에 그러지 않아요. 연락이 안오면 어쩔 수 없죠.. 슬프긴 하겠지만.. 단념해야죠.
무한 - 앜ㅋㅋㅋㅋ 님 지금 비련의 여주인공 흉내냄?
Y양 - 뭐, 인연이 있다면 연락이 오겠죠.
무한 - 님....아.. 이쪽에서만 상대를 살펴보는게 아니라, 상대도 이쪽을 살펴보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요. 그쪽에서는 님이 관심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려고 문자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잖아요.
Y양 - 관심이 있다면 그쪽에서 먼저 보내면 되죠.
무한 - 그게 내 말 이에요. 관심이 있다면 Y양님도 먼저 보낼 수 있는 건데, 왜 먼저 안보내요? 그건 쿨한게 아니라 그냥 이기적인 거임.
Y양 - ......
무한 - 상대가 밥상까지 다 차렸는데, 입에 떠 넣어 주길 바라는 거에요? 수저는 혼자 들고 먹을 수 있어야죠. 긴 말 말고 문자 보내세요.
Y양 - 뭐라고 보내죠?
무한 - 앜ㅋㅋㅋ 그것까지 내가 알려줘야 함? 그 남자분 지금 나랑 연애함?
Y양 - 알았어요..
무한 - 아침에 출근하다가 잠깐 외계인에게 납치되었던 것 같다고 보내요.
Y양 - 네?
무한 - 농담임. 암튼 숙오.
이처럼, 쿨하다는 핑계로 상대방을 살피기만 하는 것은 그냥 이기적인 일이 될 수 있다. 그에게 먼저 연락이 오면 관심이 있다는 증거니 만나겠다는 마음을 먹고, 연락이 없을 경우엔 그냥 쿨하게 포기한다니, 새박사님이 들으면 뭐라고 대답하실까.
"여러분.. 저게 할미새사촌이죠?"(응?)
2. 쿨한 여자는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바로 이전 노멀팅에서 썼던 스크립트중에 '긍정정인 사람의 단점' 이라는 예문 스크립트를 쓴 적이 있다. 긍정적이라는 것은 쿨하다라는 것과 의미가 비슷할 수도 있으니, 그 때 나왔던 예문과 같은 상황을 함께 살펴보자.
쿨한녀 - 오빠.. 근데 우린 이렇게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는데.. 오빠동생사이인거에요? 아니면.. 우리 연인인 건가요?
남자 - 야 ㅋㅋㅋ 무슨 연인이야. 넌 나한테 정말 좋은 동생이야.
쿨한녀 - 앜ㅋㅋㅋㅋ 정말 좋은 동생~ 좋아요!! ㅋㅋㅋㅋㅋ
남자 - 그래 ㅋ 나중에 기회되면 나 소개팅 시켜주는 거 잊지 말구~
쿨한녀 - 네~~ ㅋㅋ 제가 정말 괜찮은 애 소개시켜 드릴게요 ㅋㅋㅋㅋ
불후의 명곡 설운도 선생님의 <여자여자여자>라는 노래에 잘 나타나 있는 유형의 여자다.
"아픔을 달래는 여자, 고개숙여 우는 그 여자"
애써 쿨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간, 결국 핸드폰에 있는 남자들은 모두 '좋은오빠동생' 이나 '좋은친구'가 되 버릴 위험이 크다.
정말 힘든 상황을 쿨하게 견대내는 것과 가능성이 있는 사이를 단념해 버리는 것은 분명 다르다. 연애에서 성급한 대쉬나 이른 고백은 치명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일을 저질러 버린 뒤 그저 쿨하다는 이름으로 없던 일로 하는 것은 갈라파고스의 쥐가 갈매기 똥꼬를 갉아 먹는 것 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 서서히 영혼까지 갉아 먹히게 될 것이다.
유명한 팝송중에 Gloria Gaynor의
라는 노래가 있다. 한국에서는 진주가 리메이크해서 히트를 했던 노래로, 쿨한 여성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노래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살어리랏다" 정도가 되는 까닭에 쵸큼 정서적인 차이가 있지만, 아무튼 니가 떠나도 난 괜찮으니 가버리라는 노래다.
하지만 정말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괜찮아요" 라는 쿨한 대답은 결국 상대방으로 인해 당신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할 것이다.
거짓말이 안 좋은 상황을 계속 발생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예를들어 그의 차를 타고 갈 일이 있는 한 겨울에 그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고 해보자.
남자 - 아.. 춥죠? 제가 원래 히터바람을 안 좋아해서 히터를 안 켜는데, 좀 켤까요?
여자 - (쿨한척) 아뇨, 괜찮아요. 지금 시원하고 딱 좋아요. 딱 이상태가 좋다구요. 아주 좋아요. 만족해요.
남자 - 아.. 그러세요, 시원한 걸 좋아하시는구나.
앞으로 당신은 그의 차를 탈 때마다 덜덜 떨 수도 있다. 시원한 걸 좋아한다는 말에 그는 폭설이 내리는 겨울에도 공원벤치에 앉아 있자고 이야기 할 수도 있단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