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평소에는 말을 곧잘 하다가도 맘에 드는 예쁜 여자 앞에선 말을 더듬는 남자들이 있다. 남자들이 미모의 여성에게 얘기를 할 때는 제정신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 덜란드 네이메헌 라드바우드대 심리학과 연구팀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불과 몇 분간이라도 매력적인 여성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는 남자의 대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과 이야기 할 때는 판단력, 기억력 등 대뇌 기능이 평소와 비교할 때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난생 처음 보는 멋진 여성에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한 남성은 상대방 여성이 어디 사는지를 물어보아도 자기 집 주소를 기억하지 못했다. 좋은 인상을 주려고 노력하는 순간부터 기억력과 판단력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상대 여성과 한번 사귀고 싶다는 생각이 커질 수록 대뇌 테스트 점수는 형편 없게 나왔다.

연구팀은 “매력적인 여성과 만나는 순간 남성의 인지 능력은 급격히 저하된다”며 “남성은 멋진 여성을 보는 순간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골몰하느라 다른 대뇌 기능은 거의 중단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매력적인 여성을 보는 순간 남성들은 잠재돼 있던 수컷 본능이 되살아나 머리엔 온통 빨리 그 여자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야겠다는 생각 뿐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성도 멋진 남성을 보는 순간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질까. 연구팀은 “여성은 남성의 외모뿐만 아니라 재력, 나이, 성격 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외모만 멋진 남성이 나타난다고 해서 판단력이 순간 흐려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심리학과 사회심리학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and Social Psych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