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같이 살아도,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살아도 풀리지 않는 질문, ‘남자들이란 대체 왜 저럴까?’ 그동안 무수히 찍어왔던 의문 부호는 이제 그만. 그 질문에 대한 시원한, 혹은 흥미로운 해답을 던져주는 책이 여기 있다.
남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 여자를 화나게 하는 남자
(잔나 스켈로토 지음/가야넷)
함께 산 지 몇 년, 상대를 속속들이 안다고 자신하다가도, 어느 순간 남편이 차갑게 느껴지는 때가 분명 있다. 왜 이렇게 내 맘을 몰라주는가, 답답증이 극에 달했다면 한번 읽어보길.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알려준다. 오해와 트러블이 많아질 때, 사랑을 의심하는 대신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재정비하라는 조언. 이탈리아 여성지의 칼럼에 실린 사례를 모은 글.
●100자 다이제스트 처음부터 끝까지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게다가 숨겨져 있는 마음을 모조리 표현하는 행위가 항상 최선이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저지르기 쉬운 실수나 위험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여자는 차마 말 못하고 남자는 전혀 모르는 것들
(존 그레이 지음/프리미엄 북스)
『화 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존 그레이의 또 다른 책. 서문에서 저자는 부모의 실제 경험담을 털어놓아 눈길을 끈다. 어머니는 끊임없이 외도를 해온 아버지에게 증오를 품기보다는, 남편의 고민을 나눠 갖거나 편안하게 대화하는 아내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고 아들에게 고백한다. 자신의 부모들이 실패한 것은, 처음의 열정과 즐거움을 되찾는 ‘방법’을 몰라서였을 것이라고 그는 분석한다. 이 시대에는 남자나 여자나 결혼생활 속에서 책임감이나 신뢰 못지않게 계속 ‘사랑’받길 원하기 때문에, ‘이성과 관계 맺는 법’은 더 이상 부모세대가 절대 가르쳐줄 수 없는, 아예 새로 배워야 하는 필수과목이라는 주장이다.
●100 자 다이제스트 남자는 침묵을 통해 휴식을 얻지만 여자는 이야기함으로써 휴식을 얻는다.
나에게는 두 남자가 필요하다
(마르티나 지음/마음산책
한 남자도 감당하기 힘든데 웬 두 남자? 결혼한 여성들이 왜 남편 이외의 애인을 만드는지 신랄하게 파헤친 이 책의 저자는, 진보적인 잡지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동독 잡지 『매거진』의 편집장. 28세부터 71세까지 기혼여성 23명의 불온한 연애담이라는 문구처럼, 애인을 둔 ‘유부녀’들의 솔직한 체험담을 가감 없이 담았다. 불륜 드라마에 대한 시청자들의 호응마저 뜨거운 요즘, ‘기혼여성들의 반란’에 대한 의미를 읽을 수 있을 듯. 아내가 ‘애인을 만들 정도로’ 그녀를 외롭게 만드는 남자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 읽고 반성하라고.
●100자 다이제스트 애인을 가진 여성들은, 마법에 걸린 듯한 이 행복이 그 애인과 함께 살기 시작하면 곧 사라질 거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만큼 현명하다.
남자들은 왜 사랑을 말하며 떠나려 하는가
(브렌다 쇼산나 지음/이야기)
책임지 기를 두려워하는 남자, 환상의 연인을 꿈꾸는 남자, 자유를 원하는 남자, 지배욕이 강한 남자 등, 16가지 유형의 남자 중에서 내 남자친구, 남편은 어느 쪽일지 저울질하며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 오랜 상담 경험을 가진 심리학자인 저자는, 사랑하는데도 두려워 도망가는 남자들을 어떻게 다룰지 구체적인 방법까지 달아놓았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헤어진 그가 돌아올 것 같지는 않지만.
●100 자 다이제스트 누군가를 떠나거나 혼자 남겨지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결국 모든 것은 변할 수밖에 없다.
남자, 당신은 흥미롭다
(김진애 지음/한길사)
『타임』지가 21세기 차세대 지도자 1백인 중의 한 사람으로 꼽은 건축가이자 두 딸의 엄마인 김진애의 거침없는 ‘남자 감상기’. 미스코리아처럼 줄 세워 남자를 감상할 기회도 없는 한국 여성들에게, 직접 만나본 멋진 한국 남자들에 관한 감상기란 당연히 놓칠 수 없는 성찬 아닐까? 근 12년째 연말이면 혼자 올해의 남자를 뽑으며 즐거워한다는 그녀. 만나는 남자마다 각각의 매력을 발견하고 사랑할 수 있는 그녀의 여유와 당당함이 멋지다. 다양한 외국 경험과 영화, 문학까지 폭넓게 인용하는데다 저자 특유의 힘있는 말투가 더욱 기분 좋은 책.
●100 자 다이제스트 남자와 여자가 있지 않다면 이 세상 문제의 90%는 줄어들겠지만, 세상살이의 재미는 아마 99.9999% 줄어들 게다. 여자들이여, 남자의 팬이 되어주자. 열성적인 팬 앞에서 우리의 남자는 훨씬 더 근사해질 게다.
남자
(유미리 지음/문학사상사)
재일교포 소설가 유미리의 자전적인 소설. 포르노 소설을 써보지 않겠냐는 편집장의 제안을 거절하고 돌아온 소설 속 그녀는 ‘남자’라는 제목을 붙이고 자신이 만난 남자들을 차례로 등장시켜 자신만의 성애소설을 써내려간다. 회고담과 책 속의 픽션이 엇갈리면서 그려내는 유미리의 남자는, 그럴듯하게 포장되고 박제된 소설의 주인공이 아니라 눈부터 엉덩이와 성기, 손톱에다 뜨겁게 뛰는 심장까지 가졌다. 읽힌다기보다는 체온처럼 느껴진다고 표현할 만한 책. 작가는 미혼모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아이를 낳은 지 한 달 만에 이 소설을 완성시켰다. 너무 야하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책을 덮어라.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때 읽어도 충분하다.
●100자 다이제스트 구원을 받게 되는 사람은 신이나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연인에게 손을 꽉 잡힌 감촉이 손바닥에 남아 있는 사람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