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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뛰다 그만두면 아니 뛴 만 못하다.
작성자
원석아..
작성일
2009-02-25
조회
8464

매 년 새해가 시작되면 사람들은 저마다 목표를 가지고 계획을 세운다. 새해 계획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은 담배를 끊겠다는 것과 영어공부 그리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획들이 매년 등장하게 되는 것은 시행도중 포기하는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담배와 영어공부는 그래도 하다가 중도에 포기해도 한만큼 이득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와 달리 운동은 하다가 그만두면 오히려 역효과가 있다. 즉 뛰다가 그만두면 아니 뛴 만 못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운동은 하다가 그만두면 오히려 손해일까?

사 람들이 운동을 하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스포츠 스타들의 모습에 반해 수영이나 배드민턴, 스케이트를 배우려는 것일 수도 있다. 또는 다른 사람과 어울리기 위해 골프나 댄스를 배우거나, 헬스를 통해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가지고 싶어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즉 ‘에이즈보다 무서운 비만(?)’과 싸우기 위해 운동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이유와 달리 단지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을 한다면 정말 심사숙고한 후에 시행하는 것이 좋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은 한 가지 기억해 두어야 할 사항이 있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위해서 무조건 먹지 않거나 아주 적은 양의 음식만 먹는 등의 식이요법에 의한 다이어트는 체중 감량 기간이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일정 기간 절식을 할 경우 체내 근육량이 감소함에 따라 기초대사량도 낮아진다. 몸은 낮아진 기초대사량에 맞춰 에너지를 소비하고 절식을 하다가 조금이라도 많은 양을 먹게 되면 잉여 에너지가 가장 축적되기 쉬운 형태인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식으로 근육량은 줄어들고 지방량은 증가하게 되어 몸이 쉽게 원래의 체중으로 복귀하는 현상을 흔히 요요현상(yo-yo effect)이라고 한다.

다 이어트의 최대 걸림돌이자 다이어트를 비생산적인 일로 만들어버리는 요요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사냥꾼이었던 구석기 시대 조상들의 삶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이 뛰어난 사냥꾼이라고 하더라도 사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영화 <10000 BC>에서와 같이 매머드 사냥이라도 성공하면 부족은 풍족하게 먹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몇 날 며칠이고 굶을 수밖에 없었고 겨울에는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챙길 수 있을 때 최대한 챙기기’였다.

즉 식량이 생기면 최대한 먹어서 몸에 저장하는 방식이었는데, 그러한 몸의 저장고가 바로 지방세포였다. 불규칙한 양분 공급에 적응하기 위해 혈액 속의 과다한 당분을 인슐린을 이용해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으로 저장하거나 지방으로 전환시킨 뒤 지방세포에 차곡차곡 저장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다.

지 방조직은 임신 6~7개월부터 생기기 시작하여 출산 직후 수개월 동안 활발하게 생성되어 아기를 추위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또한 사춘기에도 활발하게 지방세포가 생성되기 때문에 이때에도 체중조절에 주의를 해야 된다. 지방세포는 항상 세포 수와 크기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통해 더 많은 지방을 저장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를 할 때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비교적 효과적이다. 적절한 근육운동을 통해 축적된 지방을 소비하고 근육량을 증가시켜 기초대사량의 감소를 막아준다. 하지만 운동 역시 하다가 중단하거나 불규칙적으로 하면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 연구소의 폴 윌리엄 박사는 운동을 평소에 안 했을 때보다 운동을 하다가 중단했을 때 몸무게가 더 많이 늘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인가. 식이요법으로 다이어트를 하느라 먹고 싶은 걸 참기도 어려운데 요요현상 때문에 운동을 병행해야 하고, 거기에다가 운동을 멈추면 살이 더 찌게 된다니. 하지만 윌리엄 박사는 1991년부터 미국 전국 조깅 주자의 건강 연구 프로젝트의 수집 자료를 근거로 조깅을 중단했을 때 체중이 더 불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는 운동을 쉬었다가 이를 만회하려면 운동 강도를 이전보다 훨씬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깅 운동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한 사람들 중 남성은 매주 2마일(약 3km), 여성은 매주 1마일(약 1.5km)을 더 뛰어야 원래 체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불규칙적으로 하거나 중단하면 운동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무리 다이어트가 성공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해도 살과의 전쟁을 쉽게 포기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적고 도중에 포기해도 부담되지 않는 방법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밖에 없다. 배부르게 먹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채소와 과일 몇 조각으로 버티며, 천근만근 느껴지는 무거운 몸을 이끌고 새벽에 약수터에 가는 다이어트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것보다는 단지 고열량 식단을 조금씩 줄이고, 생활 중에서 활동량을 조금씩 늘려도 우리 몸은 훨씬 가벼워질 수 있다. 즉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조금 더 멀리 주차하고, 마트 갈 때 걸어가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마 지막으로 비만이 꼭 게으름과 연관된 것은 아니다. 흔히 잠을 많이 자면 비만이 되기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정반대로 잠을 적게 잘수록 비만이 될 확률이 높다. 그 이유는 깨어 있는 시간 동안 음식을 먹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더 많은 에너지가 비축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글 : 최원석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KISTI의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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