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 임신인줄 모르고 피임약, 감기약 등의 약물을 복용했더라도 통계학적으로 기형아 발생률이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일 제일병원에 따르면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은 지난 1999년 11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약물노출로 마더리스크프로그램을 방문한 임산부(3328명)와 약물에 노출되지 않은 임산부(2997명)를 비교분석한 결과 통계학적으로 기형아 발생률의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약물에 노출됐던 임산부 군(3328명)’과 ‘약물에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2545명)’을 나눠 선천성 기형발생률을 비교분석한 결과 약물에 노출되었던 군에서 2.5%, 약물노출이 없었던 군에서 2.9%로 나타나 차이가 없었다.
또 37주 이전에 출산된 조산아 빈도와 2500g미만의 부당경량아 출산율 및 임신 20주 이후의 자궁 내 태아사망률 빈도도 통계학적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임신부가 약물에 노출되었더라도 임신초기일 경우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임신초기 임신사실을 모르고 약을 복용한 경우라도 심각하게 우려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임신초기라 할지라도 여드름 치료약인 로아쿠탄, 혈액응고억제제인 와파린 등 특정 약물은 태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우선 약물에 노출된 임신부들은 먼저 전문의와 상담 받을 것”을 권고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약물복용으로 고민하는 임신부들은 마더리스크프로그램 콜센터로 전화하면 무료상담이 가능하고 이메일로도 접수 가능하다”며 “전문의와 꼭 상담 받을 것”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군의 임신부들이 임신 중 약물을 복용한 시기는 임신 3.5~4.6주이었으며 임신 중 노출된 약물의 빈도가 높은 약물은 소화기계 약물로 전체 3만1742건 중 7353건으로 23.16%이며 이어서 소염진통제 17.82%, 항생제 12.32%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한국마더리스크프로그램(태아기형유발물질정보센터)은 지난 1999년 제일병원 한정열 교수가 국내 처음으로 캐나다의 토론토대학의 Hospital for Sick Children에서 직접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