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늘 새로운 소망과 기대로 설레곤 한다. 해마다 연초에 유난히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나는 것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간절함 때문이리라.
하지만 새로운 날의 굳은 결심도 잠시… 이맘때 쯤이면 어느새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담배에 불을 붙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곤 한다.
금 연에 효과적이라는 비법들이 수없이 많고 해마다 신년이면 많은 흡연자들이 금연을 결심하긴 하지만 실제로 금연에 완전히 성공하는 사람은 불과 5%도 안 된다. 이렇게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은 보통 심각하게 금연을 시도한 지 4~5번째 만에야 성공한다는 통계도 있다.
병원에 있다 보니 늘 환자들에게 담배 끊으라는 소리를 하게 된다.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것이기 때문에 금연하라는 권유는 평소와 달리 거절하기 힘든지 어렵지만 금연을 시도하고 담배와의 이별에 성공하는 환자들이 있다.
반면 정말 ‘요지부동’으로 전혀 금연의지를 보이지 않는 환자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분들도 결정적인 순간이 닥치면 부랴부랴 담배를 끊기 위한 도움을 요청하곤 한다.
▲새로운 금연치료제의 등장 그동안 담배를 끊고 싶어도 확실하게 도와줄 만한 효과적인 무기는 그리 많지 않았다. 금연 강의를 하고나면 금연침이나 금연초 등의 효과를 묻는 분들이 많다.
어 떤 보조제의 효과에 대해서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효과가 과연 약리작용에 의한 것인지 단순한 위약효과(placebo effect)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위약효과란 별다른 약리작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증상의 완화와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말한다.
우선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그 효과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금연보조제는 니코틴 패치, 니코틴 껌, 니코틴 스프레이 등 니코틴 보충용 제제와 부프로피온, 발레니클린과 같은 먹는 금연약이 있다.
금 연침에 대해서는 연구자들마다 다른 견해를 발표하고 있어서 다소 혼란스럽지만 가장 권위있는 의학연구정보 기구인 코크란(Cochrane database)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금연침은 약간의 위약효과만 있을 뿐 장기 성공률에 있어서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이었다.
한 가지 주목할 내용은 궐련형 금연보조제인 금연초의 금연 효과이다. 금연초 역시 별다른 약리작용은 없는 공갈 담배에 불과하지만 매우 강력한 위약효과를 통해 금연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상 대적으로 흡연자들이 많고 술자리나 모임에서도 함께 담배를 피우는 일이 많은 국내 흡연자들에게 금연초는 순간의 유혹을 떨쳐 버리는데 도움이 된다. 일부 언론과 학계에서 약리작용의 부재를 이유로 금연초와 같은 제품의 효과를 비하하는 경우도 있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어차피 계란으로 바위치기처럼 힘든 국내의 금연운동에 있어서 단순한 위약효과라도 담배 끊는데 도움이 된다면 사용하는 것에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하 지만 이제 이런 논쟁도 별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2007년 하반기에 새롭게 등장한 금연치료제 때문이다. 니코틴 패치와 같은 기존의 금연보조제들의 성공률이 불과 20% 정도에 불과했던데 비해 신약(발레니클린)은 국내 임상시험에서 46.8%의 놀라운 장기 성공률을 보였다.
이제 금연을 원하는 흡연자는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더 이상 흡연을 계속해야 하는 구구한 이유를 찾으려 힘쓰지 말고 올해는 담배 확실히 한 번 끊어보자.
하 루 한 갑 피우는 담배는 매년 91만2500원(2500원 x 365일)을 공중에 날려버린다. 금연을 결심하고 실천에 옮기는 그 순간이 매년 100만원 이상의 보너스와 건강한 노후를 위한 첫 걸음의 시작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