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포함해 일상생활 속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해 적절한 처치법을 알고 있으면 매우 유용하다. 이는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고 나아가 생명까지도 구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서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유용한 몇 가지 응급처치법에 대해 알아보자.
코에 충격을 받거나 코를 심하게 풀 경우, 혹은 코를 후비는 것과 같이 코 속을 자극해 혈관이 손상되면 코피가 날 수 있다. 대개 자연적으로 멈추지만 만약 외상 후 코피가 난다면 뇌 손상 시 보이는 뇌척수액(맑은 콧물 같은 액체)과 반드시 구별해야 하며 이 경우 즉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
코피 날 때 고개를 앞으로 숙여야
코 피가 날 땐 고개를 뒤로 젖히지 말고 앞으로 숙이고, 콧등 아래쪽 연골부위를 엄지와 검지 손가락을 이용해 5~10분 정도 꽉 눌러준다. 이 때 입으로 숨을 쉬고 눈과 눈 사이 또는 콧등에 얼음찜질을 하면 혈관이 수축돼 도움이 된다. 피가 멈추더라도 4~5시간 정도는 코에 충격을 주어서는 안 된다. 고혈압이 있는 노인에게서 나타나는 심한 코피는 위급한 상황에 이를 수 있으므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눈에 이물질이 들어간 경우 눈을 비비거나 눈을 세게 감는 등의 압력을 주어서는 안 되며 콘택트렌즈를 꼈다면 즉시 빼도록 한다. 가벼운 이물질은 눈의 안쪽에서 바깥쪽 방향으로 흐르는 물로 씻어내면 대개 제거된다.
그러나 화학물질이나 성분미상의 액체가 눈에 튀었을 경우 무엇보다 빨리 흐르는 물에 눈을 씻는 것이 중요하며 병원으로 갈 때 원인이 된 물질을 가지고 가도록 한다.
간 혹 귀에 벌레가 들어가기도 하는데, 벌레는 후진할 수 없어 계속 고막 쪽으로 파고드는 경향이 있으므로 심한 통증과 소음에 시달리게 된다. 손전등으로 빛을 비추어 벌레가 나오도록 하는 방법은 실제로 효과가 없기 쉽다. 면봉이나 귀이개로 제거하려 하면 벌레를 자극하게 되어 고막이나 외이도에 손상을 줄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콩과 같은 이물질도 병원에 가서 빼는 것이 안전하다.
상처는 깨끗이 씻고, 거즈 대고 세게 눌러 지혈
코 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땐 반대 콧구멍을 막고 코를 세차게 불면 제거되기도 한다. 그래도 안 될 땐 면봉으로 제거하려고 하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도록 하자. 면봉은 더 깊이 밀어 넣거나 코피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다쳤을 때는 상처를 통한 세균감염 예방과 지혈이 중요하다. 깨끗하지 못한 손이나 헝겊으로 함부로 상처를 건드리지 말고, 엉키어 뭉친 핏덩이도 떼어내어서는 안 된다. 지혈을 목적으로 상처에 분말형 지혈제, 항생제 가루, 연고, 생약 성분, 된장 등의 이물질을 바르는 것은 상처 복구를 방해하므로 좋지 않다.
상처에 흙 등의 더러운 것이 묻었을 경우 깨끗한 물로 씻어주는 것이 좋으며 대부분의 가벼운 상처는 거즈 등을 대고 직접 압박을 시행할 경우 지혈이 가능하다.
<조산제 / 대한항공 항공의료센터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