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인 5월하면 어린이, 부모, 스승의 날이 대표적이다. 가정을 이루는 가장 기본적인 축은 ‘부부’다. 21일은 둘(2)이서 만나 하나(1)가 된다는 의미로 부부의 날로 정해져 있다.
부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하나가 된 사이다. 나이 들수록 배우자의 건강은 누구보다 가장 가까운 배우자가 챙기게 되고 또 그래야 한다. 이달 초 서울아산병원이 건강검진 고객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50대 이상 3명 중 2명꼴로 자기 건강상태에 대해 자식보다는 배우자가 훨씬 관심을 가져준다고 응답했다. 부부의 건강은 기러기처럼 함께 삶을 살아온 배우자의 몫인 것이다.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부부는 식습관과 생활환경이 비슷해 질병도 닮는 경향이 있다”며 “남편이 짜게 먹는 습관이 있다면 아무래도 아내도 고혈압, 당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즉 자기만 앓는 것같은 병이 아내 또는 남편에게도 생길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남녀의 신체 구조상 차이 때문에 남녀가 앓는 질병은 역시 차이가 있다. 고대구로병원 건강증진센터 이계원 교수는 “남편은 술 담배 때문에 위암, 대장암, 폐암 위험이 높고 아내는 중년 이후 유방암, 자궁암, 갑상선암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아내 또는 남편이 자기 배우자를 위해 어떤 것을 체크할 수 있을까. 신촌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 자료에 따르면 남성은 40대 이후 고혈압 혈관질환 등 만성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 아내는 식사를 잘 챙겨주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도록 남편을 격려해야 한다. 원장원 교수도 “바쁜 사회생활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남편이 가정에서는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게 챙겨주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남편도 아내를 위해 할 일이 있다. 아내도 육아와 교육으로 받는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다. 이계원 교수는 “아내의 월경불순, 생리통 등 남성이 겪지 않는 여성생리현상을 이해하고 산부인과에 같이 가주거나 집안일을 도우면서 아내의 노고를 공유해야 한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같이 건강을 챙기는 것이 가장 좋다. 중앙대용산병원 가정의학과 조수현 교수는 “건강 검진을 같이 가서 받고 여행을 같이 하는 등 대화할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서로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챙기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계원 교수는 “성인병의 원인이 비만에서 많이 나오므로 서로 손을 잡고 가까운 공원이라도 매일 산책하면 몸도 마음도 건강한 부부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