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알레르기 질환 바로 알기
1 알레르기 질환이란
알레르기(Allergy)란 '변형된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Allos'에서 유래된 말로, 외부 물질과 체내의 항체 및 면역 세포 사이에 일어나는 해로운 혹은 변형된 면역 반응, 즉 과민 반응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생활환경이 도시화·산업화되면서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 소아·성인 모두에게서 급증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의 약 20%가 한 가지 이상의 알레르기 질환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는 특히 최근 10~1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국내에도 6백만 명 이상의 알레르기 환자가 있으며 서구화된 생활습관과 가옥 패턴 및 대기오염, 각종 화학물질 사용의 증가로 인해 알레르기 질환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2 알레르기성 질환은 왜 생기나
알레르기 질환의 발병에는 유전적 경향과 환경적 원인 두 가지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한 가족에서 다발적으로 발생되는 경우가 많으며, 10세 이전에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났던 아동의 87%가 가까운 친척 중 알레르기 환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가정에서 태어난 남아의 28%, 여아의 10%에서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는 등 그렇지 않은 가정에 비해 각각 19배, 125배나 높게 나타나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이 유전적 경향을 띠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최근 20~30년 사이에 일어난 지속적인 알레르기 질환의 증가는 실내 생활의 증가, 실내 흡연, 자동차 배기가스 및 대기오염의 증가, 외국으로부터 이물질 유입 등 환경의 변화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혼란을 가져오는 중요한 원인임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알레르기 질환은 유전적 소인과 환경적 인자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복합 유전 질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3 알레르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외부 물질들을 '알레르겐'이라고 한다. 우리의 생활환경에는 노출 경로 및 성격에 따라 다양한 알레르겐이 있는데, 공기 중에 미량으로 포함돼 있으면서 흡입을 통해 증상을 일으키는 흡입성 물질이 가장 흔한 것이다. 실내 흡입성 알레르겐 중에는 집 안 환경에서 발생되는 집먼지진드기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주요한 알레르겐으로 꼽힌다. 집먼지진드기에 많이 노출될수록 천식 발생이 증가하고, 노출 시기가 이를수록 천식과 아토피성피부염 발생이 증가한다.
국내 알레르기 질환 중 집먼지진드기에 의한 경우는 소아 천식 환자의 90%, 성인 천식의 50~70%,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70%, 아토피성피부염의 60% 정도로 매우 광범위하다. 이외에도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의 털 혹은 침샘에 존재하는 알레르겐도 최근 증가하고 있고 바퀴벌레, 개미, 곰팡이 등도 흔하다. 실외 흡입성 알레르겐으로는 꽃가루, 곰팡이 등이 있으며 이는 기온, 지역, 강수량, 습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음식물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달걀, 우유, 콩, 땅콩, 견과류, 메밀, 밀, 생선, 어패류 등이 주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물이다. 또 보존제, 조미료, 색소 등 식품첨가제 등에 의해서도 피부, 위장관 및 호흡기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
쏘는 곤충인 벌과 왕침개미 독 등에도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전신의 심한 알레르기 반응(아나필락시스)을 비롯한 다양한 국소 및 전신 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각종 약물도 피부와 간, 콩팥, 심장, 폐 등의 심부 장기와 심할 경우 전신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페니실린, 세팔로스포린 및 설파제 등의 항생제가 가장 흔한 경우지만 항경련제, 호르몬제, 방사선 조영제, 아스피린 및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등에 의한 과민 반응도 있어 어떠한 약물도 완벽하게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옻나무, 니켈, 크롬 등의 금속, 고무, 가죽, 화장품, 세제, 액세서리 등도 주로 접촉을 통해서 피부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된다.
한편, 직업적으로 취급하는 물질에 의해서도 기관지 천식을 포함해 각종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화학물질, 증기, 먼지 등에 300여 종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가구, 악기, 자동차 공장, 냉동기 제작, 접착제 사용 공정, 합판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직업성 천식이나 폐장염을 일으키는 이소사이아네이트(Isocyanate)가 대표적인 직업성 알레르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