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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여름 건강 관리와 보양식
작성자
보양식
작성일
2010-06-29
조회
9456

서울의 낮 온도가 벌써 30도를 넘나듭니다. 날씨에 따라 변하는 사무실 주변의 식당 풍경이 재밌는데요, 며칠 전까지만 해도 냉면집에 사람이 제일 많더니 날씨가 더워질수록 삼계탕 집이 장사진입니다. 더위에 지치면 기력이 떨어지고 사람들은 이런 삼계탕 같은 보양식을 찾기 마련인데, 보양식도 보양식이지만 음식으로도 더위를 이길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건강하게 삽시다.’ 시간에는 여름 보양식과 식생활에 대해 동의사 김진희 선생님과 함께 얘기해보겠습니다.

MC : 김진희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진희 : 네, 안녕하세요.

MC : 낮 기온이 30도면 초여름치고는 꽤 더운 날씨네요.

김진희 : 네, 서울은 꽤 덥습니다. 장마가 왔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래서 그런지 습하기도 하고 날씨도 더워서 요즘 힘들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MC : 제가 삼계탕 얘기를 하면서 시작을 했는데요, 북쪽에는 닭곰이라고 부르죠?

김진희 : 맞습니다. 말 그대로 닭을 고아 먹는 것인데, 이름도 그렇지만 만드는 방법이나 먹는 시기도 남쪽과는 좀 다릅니다. 남쪽의 삼계탕은 닭의 배 속에 찹쌀과 인삼, 대추, 은행 같은 것을 넣어 끓이는데, 북쪽에서도 재료는 비슷하지만 끓이는 방법은 더 정성을 쏟습니다. 단지에 닭과 찹쌀. 인삼, 황기, 마늘 기타 약재들을 넣고 단지 아궁이를 김이 새나오지 못하도록 꼭 막은 다음에 그 단지를 다시 솥에 넣고 장작불을 때면서 느긋하게 오랜 시간을 들여 끓입니다. 또 남쪽에는 삼계탕을 보통 여름철 복날에 많이들 먹지만, 북쪽에서는 복날에 먹기보다는 봄과 가을에 한 번씩 먹는 편이 건강과장수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죠.

MC : 비슷하긴 하지만 북쪽에서는 정말 보약으로 먹는군요. 남쪽에는 삼계탕뿐 아니라 장어나 추어탕 같은 음식을 여름철 보양식으로 먹습니다. 북쪽은 어떤가요? 여름 보양식으로 따로 챙겨 먹는 음식이 있습니까?

김진희 : 북쪽에는 한국과 같은 보양식의 개념이 없어요. 남쪽이 북한보다는 경제적으로도 많이 안정이 되어 있고 또 생활수준도 높아, ‘건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남쪽에서는 어떻게 하면 병 없이 오래 살고, 즐겁게 살 수 있을까 하는 문제에 대해 사람들의 관심이 크지만, 북한은 사실 그때그때 굶지 않고 사는 일이 삶의 중심이기 때문에 특별히 보양식을 따로 해서 먹는다는 개념은 별로 없어요. 이전에는 60 청춘이고 90이 환갑이라는 말도 많이 했는데, 80-90년대에 들어와서부터는 90세가 청춘이고 100세가 환갑이라고 선전 문구를 바꾸면서 오래 살아야 하는 만큼 건강관리를 중시하라고 합니다. 사실 현실이 따라가지 못 하는 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 건강과관련한 상식이나 건강식품, 즉 어떤 음식을 많이 먹으면 어떤 질환에 좋고 어떻게 하면 어떤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식의 얘기는 많이 돌아다닙니다. 예를 들면 한때 동자뇨(어린사내 아이오줌)를 마시면 오래 산다고 하여 전국적으로 선풍이 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런 풍조는 사회적으로 금지당하기는 했지만, 북한 사람들도 남쪽 사람들과 똑같이 건강에 관심이 많고 좋다는 것은 다 해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 잘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MC : 그렇군요. 먹을 거리가 부족하다고 해도 건강과 장수에 대한 관심은 똑같네요. 사실 남쪽에서 먹는 닭이나 장어 같은 것은 일반 주민들이 구하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이런 여름철 그래도 북쪽에서 쉽게 구하면서 몸을 좀 보해줄 수 있는 음식재료가 있을 것 같은데요?

김진희 : 우선, ‘감자’가 있습니다. 감자에는 흰쌀이나 밀가루 음식보다 훨씬 많은 양의 단백질이 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질 또한 아주 좋죠. 그러나 이러한 감자의 단백질은 어디까지나 식물성이기 때문에 다른 식품과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달걀과 고기를 조금 섞어서 만든 감자 요리라면 영양가가 높을 뿐 아니라 간 기능을 회복하는 데도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다음은, 콩입니다. 북쪽은 물론, 남쪽에서도 콩으로 만든 된장이 장수 식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된장국도 장수 식품요리의 한 가지로 추천되고 있습니다. 콩에 있는 단백질 속에는 트립신 히비터라는 성분이 있는데, 콩으로 만든 된장 속에는 이것이 아주 잘 보존이 되어 있으므로 항암작용도 하고 당뇨병을 치료하는 효능도 나타냅니다. 그래서 콩이 많이 나는 지방에 사는 사람들 속에는 당뇨병 환자가 적게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런 콩도 아무리 건강에 좋다지만 단독으로 먹기보다는 여러 가지 식료품을 함께 섞어 먹어야 더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가지 국거리가 많이 들어간 콩 된장국을 즐겨 먹는 사람들에게는 위암이나 위궤양이 거의 없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평상시에 즐겨먹는 콩 된장과 국거리 속에 들어 있는 유효성분들의 효능이 한데 어울려서 건강장수에 이롭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MC : 콩과 감자. 쉽게 구할 수 있고 생활에 가까이 있는 음식이네요. 북쪽에서 오신 탈북자 분들을 보면 단고기 얘기를 많이 하세요. 남쪽에서는 단고기는 사실 일종의 혐오 식품으로 구분되기도 하는데요, 북쪽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김진희 : 네, 북쪽 사람들은 몸에 좋은 음식 하면 꼭 이 단고기를 많이 꼽습니다. 오죽하면 오뉴월의 단고기 국물은 발등에 떨어져도 약이 된다고 하는 말이 있을 만큼 보양식으로 즐겨 먹고 있습니다. 또 한방에서도 단고기는 성질이 따뜻하고 허리와 무릎을 데워주며 기력을 증진시키는 식품으로 봅니다. 물론, 지금 남쪽에서는 동물보호, 동물애호하면서 개고기를 먹는 데 거부감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은데요, 북쪽에는 아직 그런 의식은 없습니다. 최고의 보양식이고 또 고급음식에 속하기도 하죠.

MC : 앞에서 우리가 쭉 얘기한 닭곰이며 단고기국 같은 것은 모두 뜨거운 음식이 잖아요, 이열치열 - 열에는 열로 이긴다는 말도 있지만 이렇게 더운데 더운 음식을 먹는 건 일리가 있는 얘기인가요?

김진희 : 여름에는 더운 날씨 때문에 몸의 표면으로 열이 모여 상대적으로 몸속을 차가워집니다. 깊은 우물물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인데요, 여름철에는 몸이 계속 덥다고 느끼기 때문에 자꾸 사람들은 차가운 음식을 먹어서 열을 식히려고 하지만 이런 차가운 음식은 속만 차게 합니다. 이렇게 몸이 차지면 소화 기능과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이때 따뜻한 국물을 먹으면 땀이 배출되면서 열은 식고 속은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생기는 것입니다.

MC : 이런 얘기를 들으니 지금 사람들보다 조상이 더 머리가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 여름철이 되면 땀이 나기 마련이지만,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런 사람들은 여름철 건강관리 어떻게 하면 좋은가요?

김진희 : 될 수 있으면 목이 마르지 않아도 물을 계속 마셔서 수분을 보충해 주는 편이 좋습니다. 과일이나 야채를 많이 먹으면 좋지만 여의치 않을 때는 식사를 할 때 국 종류와 꼭 함께 드세요. 그리고 불면증까지 있다면 닭곰을 끓일 때 넣는 황기도 좋고 인삼, 맥문동, 오미자를 달여 만든 생맥산차를 꾸준히 마시면 여름을 잘 넘기실 수 있습니다.

MC : 마지막으로 여름철 이 더위를 잘 이길 수 있는 현명한 섭생이 있다면?

김진희 : 여러분도 다 아시는 일반적인 얘기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날이 더울수록 체내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 물을 충분히 마셔주세요. 이때 물은 한꺼번에 마시지 말고 식사를 하기 전이나 식사 후 30분 또 빈속에 많이 마시면 좋습니다. 또 콩국수나 냉면을 드실 때, 특히 식당에서 사서 드실 때 식중독을 주의하셔야 하고요, 음식을 너무 짜게 먹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그리고 남자 분들은 이번 여름 술을 좀 줄이시면 훨씬 더 시원하게 여름을 보내실 수 있을 겁니다.

MC : 김진희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진희 : 감사합니다.

MC : 남쪽 기상청이 23일 7월과 8월 여름 날씨를 예보했습니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 덥고 기습 소나기가 잦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8월에는 연일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릴 거라고 하니 이번 여름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건강 주의하셔서 여름 무사히 보내기 바랍니다. 저는 이만 인사 드립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양윤정, 구성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건강하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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