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를 무조건 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니가 나더라도 잇몸 속에 매복돼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으면 뽑을 필요는 없다.
직장인 최모(37)씨는 어금니가 빠져 임플란트를 해야한다. 그러나 최씨는 병원에서 사랑니가 똑바로 나고 건강한 치아라 임플란트를 하지 않고 사랑니로 자가치아이식이 가능하다는 뜻밖의 말을 들었다.
◇ 사랑니, 뽑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랑니도 잘 관리해 보존하면 어금니를 뽑아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사랑니를 뽑아 어금니 자리로 이식할 수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보존과에 따르면 자가치아이식은 발치 즉시 이식할 수 있어 손상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자신의 치아를 이식하므로 거부반응도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또 임플란트에 비해 이식하는 시간이 짧고 비용도 절반 정도 밖에 들지않고 사랑니를 뽑아서 이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7.5분에 불과해 치근막의 손상을 최소화함으로써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별 쓸모도 없고 입안 깊숙한 곳에 있어서 칫솔질이 쉽지 않아 문제를 일으키기 쉬운 사랑니는 턱뼈의 공간 부족으로 비스듬히 나거나 매복돼 잇몸을 뚫고 나온다.
경희대학교동서신의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지유진 교수는 "사랑니는 잇몸 속에 완전히 매복돼 있기 때문에 뼈가 튼튼하고 사랑니가 똑바로 난 경우에는 반드시 발치하지 않아도 되지만 외부로 노출돼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 후 사랑니를 발치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 교수는 "사랑니가 똑바로 난 사람은 20%정도로 극히 드물고 사랑니가 똑바로 난 사람이라도 나중에 충치가 생기면 반드시 뽑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랑니를 뽑는 시기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18세 전후로 사랑니가 자라나는데 사랑니가 염증 등의 문제를 일으킨 경우에 뽑도록 하며 여성들은 되도록 임신 전에 미리 뽑도록 권유한다. 임신 초기에는 태아가 형성되는 시기이고 말기에는 조산의 위험이 있으므로 약물치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랑니는 뽑은 후 출혈과 통증이 심해 여러 개를 한꺼번에 뽑지 않는다. 4개를 한 번에 모두 발치하는 경우에는 1~2일 정도 입원하며 보통은 위, 아래 2개씩 일정 간격을 두고 뽑는다.
사랑니는 치아의 뿌리가 녹아버릴 가능성이 있거나 치아집이 물을 흡수하면서 낭종이 생길 수 있거나 또는 매복된 사랑니 주위 잇몸에 염증을 일으켜 인접 치아에 손상이 되는 경우에 발치하는 것이 좋다.
사랑니는 잇몸을 찢고 이를 조각내서 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부작용도 있을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사랑니를 뽑고 심하게 붓거나 멍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지방이 많기 때문에 더 잘 붓는다.
치아의 뿌리 끝 하치조신경에 손상을 입은 경우 마취가 안풀려 혀감각이 마비되거나 사랑니 밑 턱신경에 충격을 줘 아랫입술에 감각이상을 보일 수 있으나 거의 드물다.
또 턱디스크 장애를 가진 사람이 사랑니 발치 수술을 하는 30분~1시간가량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므로 턱디스크가 악화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턱디스크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우선 턱디스크를 치료 한 후 사랑니를 뽑도록 해야한다.
◇ 사랑니 발치 후 관리법
사랑니는 발치 후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입안 청결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 관리해야한다.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치과에 따르면 사랑니 발치를 한 후 거즈를 1시간 이상 꼭 물고 있어야하고 거즈를 물고 있는 동안 말을 하거나 음식을 먹으면 안된다.
거즈를 오래 물고 있더라도 입을 움직이면 치아를 뽑은 자리에 피가 굳지 않아서 잘 낫지 않기 때문이다.
거즈를 뱉고 난 후 피와 침이 조금씩 나오는 것은 계속 삼키며 치아를 뽑은 부위를 혀로 대지 말고 칫솔질은 부드럽게 해준다. 치아를 뽑은 부위의 뺨은 이틀정도 얼음찜질을 해주고 수술 후 냉찜질로 통증과 출혈을 줄여 부기를 감소시켜 준다.
또 음식물도 찬 음식이 좋으며 이틀정도는 더운 목욕이나 사우나를 삼가도록 한다. 이후에는 온습찜질을 해주며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발치한 자리가 빨리 나을 수 있도록 한다.
사랑니를 뽑은 후 음료수를 마실 때 입안에 음압이 발생해 다시 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3~4일은 스트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고려대학교안산병원 치과 류재준 교수는 “양치질은 치과의 기본이며 사랑니를 발치한 후 입안을 깨끗이 해주며 입 안에 음압이 발생해서 출혈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일주일 정도 술과 담배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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