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밀은 쌀과 함께 인류를 먹여 살리는 가장 대표적인 곡물이다. 밀가루는 쌀에 비해 열량과 비타민이 더 풍부하지만 밀의 단백질에는 리신, 트립토판 등을 함유한 아미노산이 적고 전반적인 영양소도 쌀에 못 미친다. 제분업자들은 통밀을 밀가루로 만들 때 어떻게 작업할까. 밀은 씨눈과 껍질에 영양소가 많이 들어있다. 하지만 밀가루로 만들 때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영양가가 가장 많이 들어있는 씨눈을 빼는 것이다. 그 이유는 끈끈한 씨눈 때문에 기계가 망가지기 때문이다. 씨눈을 뺀 다음에는 껍질을 벗겨내는 작업을 한다. 껍질이 섞여 있으면 밀가루가 깨끗하게 보이지 않고 얼룩덜룩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떼어낸 씨눈과 껍질은 오히려 건강식품으로 포장되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니 아이러니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씨눈과 껍질을 제거하고 남은 녹말만을 취하여 눈처럼 희고 깨끗한 밀가루를 만들기 위해 표백제를 사용한다. 그 다음에는 인공 비타민 등을 섞어 팔거나 빵을 만들어 판매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밀가루와 빵은 제분 과정 도중에 영양을 모두 손실했기 때문에 '불완전하고 죽은 음식'이다. 옛날 방식으로 통밀을 빻은 밀가루는 여름이 되면 벌레가 생기곤 했다. 그러나 요즘의 밀가루는 오래 두어도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독물질이 섞여 있으니 벌레조차 살 수 없는 건 당연한 결과다. 흰 식빵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과연 얼마만큼의 화학약품과 첨가물이 사용될까.
밀가루의 흰 색깔은 표백에 의한 것으로, 현재 식품위생법에서 허가되고 있는 과유산 암모늄, 희석 과산화, 벤조일, 취조산 칼륨, 이산화염소 등이 사용된다. 다음으로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피로피온산 캄슘이라는 보존제가 쓰인다. 또 유지성분 산화제로 에라솔빈산, 에라솔빈산 나트륨이 사용되며, 팽창제로는 염화 암모늄, 탄산 암모늄, 탄산수소암모늄, 탄산수소 나트륨, D.주석산 수소칼륨, DL.주석산 수소칼슘이 쓰여진다. 탄력성을 내기 위해서는 L.시스텐, 서당지방산 에스텔, 솔비탄 지방산 에스텔 등이 사용된다. 이 화학약품들은 대부분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축척되어 암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이다.
이처럼 정백 밀가루를 만드는 과정은 옛날 우리 선조들이 밀가루를 만들던 방법과는 전혀 다르다. 이런 밀가루로 만든 빵과 과자류에 영양가가 제대로 들어있을 리 만무하다. 거칠게 빻은 밀가루는 대변을 원활하게 해주고 장을 튼튼하게 만들지만 정백 밀가루는 오히려 그 반대로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결장암의 원인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밀가루를 많이 먹으면 방광, 식도, 장 등 내장 벽일부가 확장되는 증세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몸이 차거나 소화장애가 있는 경우 또는 대변이 묽은 사람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