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가끔 자기 목소리에 대해 생각한다. 불만도 많고 장점이라 여기는 부분도 간혹 있을 것이다. 거울은 줄기차게 보면서 목소리는 평생에 한두 번쯤 녹음해 들어본 게 다일 것이다. 타인처럼 여겨지는 목소리. 살아오면서 이미지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텐데 우연히라도 들어보면 참으로 생소하기만 하다.
외화를 보다보면 서양 여배우들의 목소리가 유난히 저음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전, 체형, 성대모양, 흡연 등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겠지만 식습관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증가하는 '낮은 목소리'
70억 인구 중 목소리가 완벽하게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목소리는 얼굴만큼이나 각양각색 개성을 드러내 준다. 목소리가 유난히 가는 사람이 있고 두꺼운 사람이 있다. 또 맑고 고음을 내는 목소리가 있는가 하면 탁하고 저음인 목소리도 있다. 유전 신체적인 특징에 따라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최근 국내에서도 여성들의 목소리가 점차 저음화 되어 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평균 192.2㎐로, 12년 전보다 28㎐ 낮은 수치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저음화 현상의 원인으로 환경오염과 식습관을 지목했다. 알레르기가 생기면 코로 숨쉬기 어려워지기 때문에 입을 통해 숨을 쉬게 된다. 그렇게 입안을 지나 목으로 들어온 오염 물질이 성대를 자극해 목소리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기간 쉰 소리가 나올 경우 성대폴립, 결절, 후두염 같은 성대질환을 의심해 볼 수도 있다.
아울러 양방에서 말하는 역류성 식도염에 걸리면 음식물이 위에서 다시 식도로 올라와 성대를 자극해 목소리 변형을 부를 수 있다. 따라서 밥 먹고 바로 드러눕는 것은 매우 안 좋은 습관이다. 최소 2~3시간이 지난 후에 잠자리에 들도록 하자. 걸걸한 목소리는 트랜스지방, 화학첨가제처럼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으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목소리만으로 병을 안다?
한방에서는 개인별 목소리 특성으로 질환도 짐작해 본다. 유난히 여리고 가는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종종 있는데, 이것은 기가 약한 것으로 본다. 또 목이 멘 듯한 소리를 자주 내는 사람은 기혈이 제대로 돌지 못해 담이 쌓인 것으로 해석한다.
아울러 목소리가 조곤조곤하면서도 잘 놀라는 것은 뼈마디에 병이 있는 것일 수 있다. 말을 똑 부러지게 못하고 얼버무리는 것은 심장과 가름막 사이에 문제가 생긴 탓일 수 있다. 심폐기능이 약하면 목소리가 야무지게 나올 수 없다.
심장은 목소리를 주관하고 폐는 목소리의 문이며 신은 목소리의 근원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에 따르면 간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슬프게 나오고, 폐에 병이 있으면 가쁘게 나오며, 심장에 병이 있으면 공허하게 나온다.
목소리에 좋은 음식으로는 생강, 도라지, 배, 무 등이 알려져 있다. 이들은 모두 기침을 멎게 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채소들이다. 특별한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가 편치 않다면, 성대를 촉촉하게 해 줄 필요가 있다. 물은 하루 8잔 이상 천천히 마셔주고, 카페인 담배 등을 멀리 한다. 소금물로 입 안을 헹구는 습관은 오히려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여유 있게 생각하고, 긴장하지 않으며, 즐겁게 대화하는 습관을 길러야 할 것이다. 목소리도 경쟁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