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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이엠유어마더
작성자
차인표
작성일
2009-04-22
조회
1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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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필리핀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온 가족이 총 출동한 첫번째 가족여행이자, 우리 가정이 후원하는 컴패션 아이들을 만나러 다니고 싶다는 소망이 이루어 진 첫번째 여행입니다.



이번 필리핀 여행에서는 제 아내가 4년 전 컴패션을 통해서 처음으로 후원을 시작했던 아이, 리카를 만났습니다. 그 때 일곱살이었던 리카는 이제 열한살이 되었습니다.



저는 2년 전에 필리핀을 방문해서 리카를 만난 적이 있었지만, 제 아내와 리카는 4년만의 만남이었습니다.



알라방이라는 도시의 작은 몰에서 리카를 만났습니다. 아이가 제 아내를 보자마자, 다가가기도 전에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훔칩니다. 제 아내는 활짝 웃으며 리카를 안아 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입니다. 잠시 후, 리카는 예은이의 유모차를 끌기도 하고, 정민이와 또 함께 간 정민이 친구와 장난도 치면서 즐겁게 놀았습니다.



리카는 엄마, 아버지가 없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4년전, 제 아내가 리카를 처음 만났을 때는 엄마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습니다. 어디론가 떠나버렸다고 합니다. 어린 맘이 얼마나 아팠을까 싶어, 제 아내는 이것저것 물으면서도 엄마에 대해서는 묻지 않습니다.



신나게 놀고, 먹고, 물건도 사는 동안 시간이 잘도 갑니다. 또 헤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말은 안 하지만 리카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리카에게 기도를 해 주겠다며 기도제목을 말 해달라고 했습니다.



리카는 할아버지가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헤어질 시간이 가까워 오자 리카는 또 눈물을 흘립니다.

영어가 짧은 제 아내는 리카에게 계속 같은 말을 되풀이 합니다.



"리카. 아이엠 유어 마더. 오케이? 아이엠 유어 마더. "



그렇게 말하는 제 아내의 눈도 조금씩 젖어 들었습니다.



리카가 탄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아내가 마지막으로 또 말합니다.



"리카, 아이엠 유어 마더. 리멤버. 아이엠 유어 마더. "



한 마디만 되풀이 했지만, 그 한마디는 천마디 보다 더 큰 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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