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윤씨 불러 "사생활 언급 말라" 경고
윤종구 예비역 해군제독의 아들과?… 러 총리실, 푸틴 딸 결혼설 공식 부인 푸틴은 윤씨 불러 "사생활 언급 말라"
윤씨, 15살때 카탸 만나 대통령 별장에서 푸틴 가족들과 휴가도
2002년엔 카탸가 방한 윤씨 집에서 백반 먹어
"카탸와 좋은 관계지만 결혼할 계획은 없어"
"카탸와는 10년 넘게 좋은 관계로 지내고 있어요. 하지만 결혼할 계획은 없습니다. 제 나이가 겨우 스물여섯인데 벌써 결혼을 생각할 때는 아니지 않습니까."
29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막내딸인 예카테리나 블라디미로브나 푸티나(24·애칭 카탸)와의 결혼설이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돼 화제가 된 한국인 윤모(26)씨는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결혼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권철현 주일 한국대사를 만나 내가 곧 결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는 보도 내용도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했다.
푸틴 총리 공보실도 이날 푸틴의 둘째 딸이 한국인과 결혼할 것이라는 언론보도를 부인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실 공보실장은 "한국 신문 보도는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고 말했다.
푸틴 총리도 이번 결혼설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9일 오전(현지시각) 윤씨를 직접 만나 "우리 가족과 사생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씨는 둘 사이에 대해 "어릴 적부터 우정을 나눴을 뿐 진지한 교제는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하지만, 주변 인사들은 둘 사이가 단순한 친구 관계는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윤씨를 잘 아는 한국 친구는 "그가 보여준 수첩에 카탸와 만난 지 며칠째라는 기록이 4~5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적혀 있었다"고 했다.
윤종구(65) 예비역 해군제독의 아들인 윤씨가 카탸를 처음 만난 건 15살이던 1999년 7월 모스크바의 국제학교 무도회장에서다. "정말 우연이었어요. 형과 함께 잠시 바람을 쐬러 나왔는데 그녀와 언니인 마샤가 먼저 말을 걸어왔어요." 당시 윤씨는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무관으로 근무했던 아버지를 따라와 모스크바의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막내딸 예카테리나 블라디미로브나 푸티나(애칭‘카탸’)의 최근 모습. 카탸(왼쪽)가 친구와 함께 찍은 것이다. /바이두(百度)윤씨는 키가 170㎝를 조금 넘으며 복싱과 농구 등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몸매에 영어와 러시아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해 국제학교에서 인기가 많았다. 윤씨는 "처음엔 카탸가 푸틴의 딸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첫눈에도 이지적인 이미지에 귀여운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카탸는 아버지를 '비즈니스맨'으로 소개했다. 푸틴이 이듬해 3월 대통령이 되면서 카탸가 그의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윤씨는 모스크바에 사는 동안 대통령 별장에서 푸틴의 가족과 휴가를 함께 보내기도 했다.
윤씨가 미국 일리노이대로 유학을 떠나면서 둘은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이메일과 전화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탸는 2002년엔 혼자서 한국에 여행을 왔다. 당시 그녀는 '대통령의 딸'답지 않게 소박하게 여행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측에서 당시 푸틴 대통령의 딸이 방한한 것을 뒤늦게 알고 숙소와 체재비를 지급하려 했지만, 그녀는 "나는 친구를 만나러 개인적으로 한국에 왔을 뿐"이라며 거절했다. 식사도 윤씨 집에서 가정식 백반을 즐겨 먹었다.
대학에 다니는 동안 윤씨는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 뜻에 따라 해병대에 입대하기도 했다. 윤씨는 현재 모스크바의 한국 대기업 현지 법인에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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