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수목드라마 '도망자 Plan.B'(이하 도망자)가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수목드라마 경쟁 구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방영 전만해도 '도망자'는 '추노'의 곽정환PD-천성일 작가 콤비에 정지훈, 이나영, 다니엘 헤니, 이정진, 윤진서를 비롯한 화려한 캐스팅, 더불어 해외 5개국을 넘나드는 장쾌한 무대 등 여느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 않은 스펙을 자랑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럼에도 '도망자'는 방영 이후 아쉬움을 남기곤 했다. 화려한 액션과 멋진 영상에 지나치게 몰입한 나머지 '추격' 속에 담겨야 할 드라마의 서사구조와 등장인물간의 역학관계가 제대로 녹아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지난 28일을 기점으로 '도망자'는 이전의 문제점들을 훌훌 털어내며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체 20화 중 10화를 방영, 반환점을 돈 시점이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도주 속 슈퍼 히어로같은 모습만 반복하던 지우(정지훈 분)를 둘러싼 카이(다니엘 헤니 분)와 멜기덱의 음모가 서서히 드러났고, 지우-진이(이나영 분)-카이의 3각 관계까지 본격적으로 발동되며 박진감 넘치는 액션에 드라마까지 잘 녹아들었기 때문.
‘도망자’ 10화에서는 지우와 진이가 멜기덱 일당에 잡혀 죽음을 당하기 직전 극적으로 탈출하는 과정을 통해 긴박감 넘치는 액션은 물론, 멜기덱이 진이의 가족을 살해했던 이유와 그 배경 속 사라진 금괴에 대한 음모까지 공개하며 극적 긴장감을 보여줬다.
특히 어느 때보다도 배우들의 열연과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가 잘 조화되며 한순간도 화면에서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들었다. 더불어 엔딩신에서는 그동안 추격만 당하던 지우가 멜기덱에게 반격을 선언, 앞으로의 극 전개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이같은 긍정적인 변화에 '도망자'의 시청률도 27일 9화 방영을 기점으로 상승기조를 타기 시작했다. 시청자들 역시 "배우들의 연기와 연출, 대본 3박자가 모두 완벽하게 맞아들었다", "몰입하고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라며 호평하는 동시에 "진짜 실력은 후반전에 나타나는 법이다", "왜 진작 이렇게 못 만들었나"라며 기대감을 보내고 있다.
화려한 쇼에 함몰되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도망자'가 반전의 계기를 잡으며 새로운 비상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도망자'가 수목극 1위 자리까지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