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기피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MC몽이 사실상 KBS 2TV '1박2일'에서 하차했다. 그가 출연했던 다른 프로들도 같은 상황이지만 '1박2일'의 충격은 더하다. 최근 김C의 자진 하차에 이어 오랜 고정 멤버 두 명이 연달아 빠지면서 프로그램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 까닭이다.
수 년간 다른 예능 프로들을 큰 차로 따돌리고 시청률 선두를 질주했던 '1박2일'이 최근 잦은 구설수에 휘말려 곤욕을 치루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시청률의 힘을 과시하고 있지만 제작진은 위기 관리 체제에 돌입했다. 어쩔수없이 멤버 대수술에 들어가야할 '1박2일'은 위기일까 기회일까.
어찌됐건 MC몽의 빈 자리는 크다. MC몽이 그동안 '1박2일'에서 가장 시끄럽고 불만투성이인 반항아 캐릭터로 자리를 굳혔기 때문에 남은 멤버들 가운데 그 자리를 채울만한 대타를 찾기란 쉽지않다. 더군다나 김C까지 빠진터라 이제 남은 멤버는 불과 5명이다.
물론 '1박2일'은 이승기 등 멤버 가운데 한 명이 바쁜 개인 일정으로 빠졌을 때 잠깐씩 5인 체제로 돌아간 적이 있다. 그렇지만 당시는 6인 멤버의 찰떡 궁합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절이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공익 해제후 복귀한 김종민이 아직 제 자리를 완전히 찾지못한 상황이어서 5인 체제라고 보기도 힘들 정도다.
하지만 오랫동안 정상에 머물면서 매너리즘에 빠져들던 '1박2일'이 오히려 이번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 것이란 기대도 많다. '1박2일'이 그동안 '사직구장 자리 점거설' '방송중 흡연' '편집 파동' 등으로 여러차례 고비를 겪었지만 그때마다 제작진과 멤버간 단합으로 이를 잘 극복한 선례도 이같은 희망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다.
강호동-이승기-이수근을 축으로 한 메인 MC들이 여전히 제 몫을 다하며 중심에 든든히 버티고 있는 것도 큰 힘이다. 여기에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리얼 여행버라이어티라는 포맷이 일요일 저녁 온 가족이 부담없이 함께 볼수 있다는 프리미엄도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경쟁 프로들이 뚜렷한 대항마로 부각되지 못하는 사실도 '1박2일'의 3년 아성을 돕고 있다. 오랜 부진에 시달렸던 '일밤'이 아바타 소개팅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무장한 '뜨거운 형제들'을 앞세워 추격에 나섰지만 아직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국민 MC로 불리는 유재석도 '런닝맨'을 반석에 올려놓기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 기존의 엑스맨 등 인기 예능을 짜깁기한 듯한 '런닝맨'은 프로그램의 틀이 잡히기까지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이 그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런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1박2일'이 꺼내든 방식은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 드러내는 것"이라며 "비난 조차 시청자 관심의 하나로 받아들이면서 오히려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왔던 소통의 노력은 '1박2일'이 가진 가장 큰 힘"이라며 긍정론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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