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고
하루 하루의 자유를 충분히 만끽하고
넘칠만큼의 여유를 가슴에 안고
세상에 나올 준비를 마쳤다.
"이제 다시 한번 즐겨볼까요?"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뜨거운 모래사장
나의 발을 기분 좋게 적셔주는 차가운 바닷물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마음 속에 기쁨이 샘 솟는다.
바다가 좋다.
마음 속 깊은 곳에 잠들어 있는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으니까.
개구장이였던 어린 소년처럼.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운명에 이끌려
헤드폰을 통해 흘러나오는 음악이 귀를 지나 심장을 울렸을 때
새로운 내가 눈을 떴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도 살았음을 실감한다.
한 손에는 샌드위치, 또 한 손에는 한 권의 두꺼운 책
오전 11시. 따뜻한 햇살이 싱그러운 잔디밭을 산책하고 싶어지다.
오후 3시. 하늘을 이불삼아, 구름을 배게 삼아 행복한 낮잠을 즐기고 싶어지다.
오후 5시.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 소리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지다.
평온한 하루가 꿈처럼 지나간다.
아무것도 아닌 대화에 눈물이 나올 정도로 서로 웃고,
부끄러움도 없이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그게 친구들.
18년이나 된 친구들 앞에서는 나는 그냥 장난꾸러기, 그냥 김현중이다.
친구라는 이름 아래에서는 나이도, 국적도, 성별마저도 문제는 되지 않는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무엇이든 함께할수 있다.
그게 나에게 있어서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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