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자리 플레이아데스성단 (거인 아틀라스의 일곱 딸이 만든 별자리)
겨울을 대표하는 오리온자리 약간 북쪽을 보면 커다란 V자를 한 별자리가 눈에 띈다. 바로 황소자리다. 황소자리의 주인공은 바람기를 주체 못하던 최고의 신 제우스가 페니키아의 아름다운 공주 에우로페를 유혹하기 위해 변신했다는 하얀 소라고 전해 내려온다.
승리의 V자는 황소의 커다란 뿔과 머리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황소의 어깨를 유심히 살펴보면 뿌옇게 보이는 천체가 있다. 여러 별들이 무리 지은 모습으로 플레이아데스라는 이름의 성단(星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좀스럽게 모여 있다는 의미로 좀생이별이라고 불렀다. 플레이아데스성단이 뿌옇게 보이는 이유는 밝은 별들이 모인 주변에 가스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플레이아데스성단을 ‘수바루’라고 한다. 일본 국립천문대가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건설한 구경 8m짜리 망원경의 이름이기도 하다.
일본 전설에 따르면 옛날에 술을 무척 좋아하는 수바루란 노인이 살았다. 플레이아데스성단이 뿌연 걸 보고 술에 취했다고 상상했던 모양이다.
수바루는 어느 날 주막에 가서 술을 엄청 마신 뒤 땡전 한 푼 내지 않고 도망쳤다. 술집 주인인 사카마스(술그릇이란 뜻)가 이 노인을 쫓아갔다. 밤하늘을 보면 오리온자리에 술그릇별이 있다. 신기하게도 서쪽 하늘가에서 이 술그릇별이 수바루를 붙잡게 된다.
그리스신화에 따르면 플레이아데스는 거인 아틀라스와 아내인 플레이오네 사이에 태어난 7명의 딸들을 상징한다. 마이아, 타이게테, 켈라이노, 스테로페, 알키오네, 엘렉트라, 메로페라는 7공주는 아버지가 제우스를 배신해 하늘을 떠받치는 형벌을 받자 이를 너무 슬퍼한 나머지 하늘의 별이 됐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이들 중 첫째이자 가장 예쁜 마이아는 바람둥이 제우스와 사랑에 빠져 ‘전령의 신’ 헤르메스를 낳았다. 제우스는 사랑의 표시로 그녀의 이름을 5월(May)에 붙여 줬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아데스성단에서는 6개의 별만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일곱 자매 중 하나가 자취를 감춘 것이라며 이에 관해 여러 이야기가 내려온다. 7공주 중 메로페가 인간을 사랑한 것을 부끄럽게 여겨 빛을 잃었다는 설, 엘렉트라가 자신의 아들이 세운 트로이가 멸망하는 것을 보지 않으려고 자리를 떠났다는 설 등이다.
그런데 플레이아데스는 사람에 따라 6개로도, 7개로도 보인다고 한다. 눈이 좋은 사람은 9개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 여러분의 눈에는 몇 개까지 보이는지 세어 보기 바란다.
<출처 : 글-이충환 동아사이언스 기자, 사진-박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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