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머나이는 그 상징인 쌍둥이가 말해주듯이 한 사람 속에 두 인격이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이다. 제머나이는 이런가 하면 저렇고, 저런가 하면 이래서 쉽게 잡히지 않는다.
제머나이를 지배하는 별인 수성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으로 어린이와 젊은이의 상징이다. 지구에서 보면 어떤 때는 태양을 앞질러 달리기도 하고 어떤 때는 태양의 뒤를 쫓아가기도 한다. 이렇게 앞뒤로 부지런히 오가면서 종종걸음을 치는 모습이 마치 천진난만한 어린아이가 노는 모습 같기도 하고, 이것저것 호기심을 가지고 쫓아다니다가 가끔씩 예기치 않은 가벼운 실수도 하는 생기발랄한 젊은이 모습 같기도 하다.
수성은 신의 명령을 전달하는 메신저이다. 그래서 이 별의 지배를 받는 제머나이는 새로운 정보에 관심이 많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읽은 뉴스를 거의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다가 기회만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이 접하는 뉴스가 변함에 따라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도 수시로 바뀐다. 하여튼 제머나이는 무엇이든 새로운 것에는 일단 흥미가 발동하기 때문에, 쉽게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내 새로운 흥미 대상을 찾아 나서기 때문에 제머나이의 사전에는 한 가지 일을 지속한다는 항목이 없다.
이들에게는 삶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며 즐거움을 찾는 일종의 게임이다. 마치 나비가 이 꽃 저 꽃으로 나풀나풀 날아다니듯이, 제머나이에게는 강을 건너는 도중에도 말을 갈아타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이것은 재치라고 할 수도 있고 변덕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여튼 제머나이는 무슨 일에서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어찌어찌 하여 어렵사리 결단을 내렸다고 해도 그 결단에 끈덕지게 늘어붙어 끝장을 보는 것이 몹시 어렵다.
제머나이는 힘들여 공부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지적인 호기심과 욕구는 대다하다. 복잡한 정보도 간략하게 분석하고 요약하는 데 일가견이 있고, 문제의 양면을 보는 능력도 뛰어나다. 제머나이가 어떤 일이건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가 사실은 이 양면을 보는 능력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대개는 키가 크고 팔다기리가 긴 깡마른 체격의 소유자들인 제머나이는 정보 습득과 말만 빠른 것이 아니라 발도 빠르고 몸 동작도 민첩하다. 제머나이는 작고 간단한 새로운 기계나 도구를 좋아한다. 그래서 제머나이의 책상 서랍이나 주방에는 신기한 물건이 그득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