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욕의 필요성과 방법  

좌 욕은 물 치료법 중의 하나라고 합니다.

좌욕도 무척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나, 체계적으로 알려진 것은 독일 발바리아 지방의 뵈리스호펜 본당 사제인 세바스찬 크나이프(Sebastian Kneipp, 1821-1897) 신부에 의해서였습니다. 사제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던 중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진 크나이프 신부는 우연히 물 치료법에 대한 조그만 책자를 발견하여 스스로 적용해 보고는 놀라운 치유효과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을 찾아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물을 이용하여 아픈 사람들을 한두 명 고치기 시작한 것이 소문이 나서 전국에서 수많은 환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교황 레오 13세, 영국 국왕 에드워드 8세도 크나이프 신부의 치료를 받았다고 합니다. 크나이프 신부는 각탕, 좌욕, 반신욕, 찜질 등 120여 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물 치료법을 수십 년 동안 적용하고 정립하여 1886년에 <나의 물 치료법"(My Water Cure)>이라는 책을 펴내었는데 8년 동안 50쇄를 펴낼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고 전해집니다. 좌욕은 치질, 변비, 요통, 생식기 질환에 효과가 있는데 특히 하반신이 냉하여 자궁 질환 등에 시달리는 여성들은 꼭 알아두어야 할 요법입니다.


도구와 물, 청결 확인 후 사용

좌욕에 필요한 것은 엉덩이가 잠길 정도로 충분히 넓은 대야 두 개와, 배꼽까지 잠길 정도의 뜨거운 물(섭씨 41-43도 정도), 찬물(섭씨 14-24도 정도)로 아주 간단합니다. 방법 역시 누구나 할 수 있는 간편한 것입니다. 대야에 뜨거운 물과 찬물을 가득 채우고 뜨거운 물에 3분, 찬물에 15초 동안 엉덩이를 담구는 일을 5-8회 반복합니다. 물론 끝낼 때는 언제나 찬물로 끝내어서 혈관을 수축하여 체온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냉온욕을 하면 혈액순환이 왕성해지면서 울혈을 풀어줄 뿐만 아니라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선을 자극하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간의 해독 작용을 증진시킵니다. 출산 후에는 여러 가지 균들이 침입할 수 있으므로 대야나 수건 등을 깨끗한 것으로 사용하고 특히 물은 가급적 끓인 후 식힌 것을 이용합니다. 좌욕은 회음절개 부위의 염증을 방지하고, 상처부위가 따끔거리는 통증을 감소시킵니다.

회 음부 상처의 빠른 회복뿐만 아니라 많은 산모들이 겪는 치질 예방에도 효과가 높습니다. 분만방법에 상관없이 회음부 청결은 필수. 이 때 세정제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혹 퇴원시 병원에서 사용하라고 준 약이 있으면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자연적으로 면역기능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세정제를 쓰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좌욕은 오로가 끝날 무렵까지 계속해야 하며, 그 이후에도 습관을 들이면 여러 가지 면에서 이롭습니다.

산통을 오래 겪다가 제왕절개 수술로 분만한 산모의 경우에도 분비물이 나오게 되는데 역시 같은 방법으로 좌욕을 하는 게 좋습니다. 좌욕은 따뜻한 물로 하루 두세 차례 하되 대소변을 본 후에도 물로 깨끗이 씻도록 합니다. 좌욕도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우선 물을 너무 뜨겁게 하시면 화상을 입기 쉽습니다. 너무 오래 좌욕을 하시는 것(10분 이상)도 좋지 않습니다. 좌욕이 임산부뿐 아니라 여성에게 좋다고 알려지면서 이를 겨냥한 보조제품들도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훈증기. 좌욕기에 약쑥이나 허브 말린 것을 넣어 그 김을 쬐는 것인데, 물로 하는 것과 달리 건조된 약초의 김을 쐬는 것으로 그 효과는 비슷합니다. 가정집 화장실로 많이 들여 놓는 비데도 역시 좌욕과 비슷한 효과를 보기 위해 설치합니다. 하지만 출산 직후에는 대야에 물을 부어 하는 좌욕이 가장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