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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김명민은 있고, 감독 박진표는 없었다
작성자
yuri
작성일
2009-10-10
조회
3305



팬들은 그를 ‘명민본좌’라 부른다. 연기가 어떤 경지에 올라섰음을 일컫는 표현이다. 실제 ‘불멸의 이순신’ ‘하얀 거탑’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그가 보여 준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은 그야말로 ‘명불허전’. 단순히 극 중 배역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인물이 되어 그의 삶을 사는 사는 ‘메소드 연기’의 대표 주자답게 완벽한 몰입의 ‘명품 연기’를 선보였다. 김명민이 연기한 이순신·장준혁·강마에는 단순한 드라마 캐릭터를 뛰어넘어 살아 있는 인물처럼 시청자의 뇌리에 남았다.

‘내 사랑 내 곁에’는 지난해 인기 돌풍을 일으킨 ‘베토벤 바이러스’ 이후 출연작이다. 그간 TV 드라마에서의 높은 성가에 비해 영화에서는 ‘안타’를 날리지 못했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영 화는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으로 일컬어지는 루게릭병 환자 역을 맡은 김명민은 실제 환자처럼 매일 0.5~1㎏씩 감량하며 총 20㎏의 생살을 빼는 극한체험에 도전했다. 충무로 최고의 화제작 제조기 박진표 감독과의 조합도 기대치를 높였다. ‘죽어도 좋아’ ‘너는 내 운명’ ‘그 놈 목소리’ 등 손대는 작품마다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켜 온 이다.

추 석 시즌 ‘불꽃처럼 나비처럼’과 맞붙은 ‘내 사랑 내 곁에’는 일단 100만 명을 먼저 돌파하며 올 추석 승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영화적 성공과는 거리가 먼 듯하다. 목숨을 건 극한 감량이라는 배우의 연기 투혼은 감동적이지만, 그 밖에 영화 자체가 주는 감동은 적기 때문이다.

극 중 종우는 병들고 죽어가지만, 그리고 그의 곁을 지키는 아내 하지원의 사랑은 애틋하지만, 이런 상황과 인물이 주어야 하는 절절함은 객석에 잘 와 닿지 않는다. “너희가 사랑을 알아”라는 직설적이고 노골적인 대사(하지원)에도 불구하고, 객석의 감정선에는 별다른 파고가 없다. 좀 과장하자면 영화에서 제일, 그리고 어쩌면 유일하게 감동적인 부분은, 오직 김명민의 ‘살신성인’급 연기 투혼일 뿐이다.

‘다큐멘터리적 연출’이라는 수식어로 설명되곤 했던, 박 감독 특유의 직설화법과 극적 빈곤이 극대화돼 센세이션 이상의 영화적 울림을 끌어내지 못한 영화가 바로 ‘내 사랑 내 곁에’다. 관객은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리지만 그게 영화 때문인지, 그저 지독한 배우 김명민 개인 때문인지 모호하다. 목숨을 건 배우의 투혼을 영화적 완성도로 연결시키기는커녕 마케팅 요소 이상으로 끌어내지 못한 감독의 무력한 연출은 두고두고 논란거리가 될 듯하다.

상대적으로 하지원의 안정적인 연기가 인상적이다. 종우가 세상을 떠나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생생하고 씩씩한 목소리의 김명민이 부르는 ‘내 사랑 내 곁에’는, 이 노래와 청춘을 함께한 40대 이상 관객들에게는 깊은 울림을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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