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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물병자리의 사랑이야기
작성자
사랑이란
작성일
2010-07-28
조회
4667

감성이 깊으면 슬퍼지고,  이성이 깊으면 괴팍해진다.   다르게 말하면,  감성이 깊으면 신비가가 되고,  이성이 깊으면 혁명가가 된다.  이것이 물병자리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단서다.   이성은 그것이 고도로 응축되면 과학이 되고,  그것은 운명적으로 혁명과 발명을 요구하게 된다.   그래서 물병자리의 또다른 이름은,  낡은 질서와 가치관을 두들겨 부수는 망치라는 것이다. 

 

이 해방과 진보의 대장정은,  종교개혁과 르네상스에서 싹트기 시작해 산업혁명으로 이어지고 물병자리 시대의 개막인 1900년대를 전후해 정점에 달한다.   세계 곳곳에서 민족해방운동이 불붙고,  이어 온갖 차별과 억압을 철폐하려는 시위가 구석구석으로 번진다.   민권운동,  여성운동,  노예해방운동,  흑인운동,  노동운동,  환경운동....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운동과 운동의 방법론이 한 시기에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또한 발명의 세기였다.  발명과 혁명은 쌍생아인데,  왜냐하면 둘 다 기존의 사고를 깨뜨릴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럼 여기서 (지면 관계상) 아주 중요한 새 개의 발명만 짚고 넘어가자.

  

 그것은 전기와 항공기와 로봇의 발명이다.   전기는 밤낮없이 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간을 태양의 지배에서 해방시켰고,  비행기는 숙명처럼 속박하던 땅의 인력에서 벗어나게 했으며,  로봇은 인간을 한낱 피조물의 위치에서 조물주의 위치로 격상시켰다.   또, 그로 인해 장차 인간복제와 인공지능으로 야기될 도덕적 혼란을 자초했다. 


인간은 편리함을 얻은 대신 자연을 잃었다.  그 자연의 다른 이름은 신이다.  인간은 이제 신에게 귀를 기울이거나 그 앞에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다.  물병자리 시대의 사람들은 신을 이성적으로 재해석하며,  그를 의인화하는 미망에서 벗어나 인간이 도달해야 할 어떤 상태로 상정한다.  ( 이것이 그토록 기독교가 뉴에이지를 혐오하는 이유이다. )

히피즘도 그랬다.  자연으로 돌아가자고 외쳤지만,  그들의 방식에는 자연이 없었다.  그들은 인공자연을 건설했을 뿐이다.  가족을 떠나,  여자도 남자도 아닌 옷차림을 하고서,  세상에서 가장 얕고 넓은 사랑을 나누면서,  약을 먹고 신성에 도달하려고 했다.  1960년대 캘리포니아는 일종의 실험실이었다.  세상의 고정관념들이 산산이 공중분해 되었다. 

 
나는 사랑에 대해 이보다 더 과격한 실험을 한 사람들을 알지 못한다.  가장 사적인 체험인 사랑을 그들은 "공유"하고자 했다.   사랑에서,  사랑의 불순물인 질투를 빼고,  소유욕을 빼고,  의존성을 제거하려 했다.   단점을 없애면 장점까지 사라진다는 것을 그들은 몰랐던 것일까?    아무튼 이성의 절제 수술 결과,  사랑은 사랑이라기보다  우정이나 동지애에 가까워졌다.  그들은 독립적이었기에 쉽게 만났고,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쉽게 헤어졌다.  사랑은 둘만의 은밀한 행복 속으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실천의 한 가지가 되어야 한다고 그들은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 때문에 오래도록 외로웠다.  올바름의 대가였다.

 

 

  나는 그들과 비슷한 외로움을 우리의 60년대 그리고 80년대 선배들에게서 본다.   혁명은 왜 고독해야 하는 것인가,  라고 쓴 것은 시인 김수영이었지만,  이것은 그 시기 많은 젊음들의 공통 고뇌였다.   감성은 자기 속으로 골똘히 파고드는 인식이지만,  이성은 자기조차 외면하도록 만드는 인식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기의 성향이 만드는 외로움을,  자기의 노력으로 세상이 약간은 나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위무하려 한다.  하지만 그게 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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