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간단하게 설명을 해 보겠다.

제가 권하는 영어 공부방법은, 영어 문장을 "달달달" 외우라는 것이다. 너무 쉬운가? 그리고 너무 많이 들어 봤기 때문에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공부방법이겠지?

그러면 무엇을 더 말해야 우리 어린 동생들에게 도움이 될까? 그래, 몇가지를 좀 더 자세히 말해 보겠다.

이런 영어 방법이 효과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많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공부하는 학생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좀더 많은 학생들이,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권하는 공부방법을 채택할 수 있도록 설명을 더 달아보겠다.

이 방법을 채택하지 않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먼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외운다고 영어 실력이 늘까 하는 의문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 설명을 하겠다.

영어를 가장 쉽게, 그리고 잘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미국이나 영국에 가서 사는 것이라는 뻔한 답을 할 수 있다. 그 나라에 가서 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이것을 알기 위해서 한국말을 잘 하는 우리가 한국에서 태어나서 살면서 어떻게 한국어를 배웠는가를 생각해 봐도 좋을 것이다.

어떤 사람도 문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지 않는다. 다만 주위 사람들의 말을 듣고, 혹은 행동을 보고 이것을 desk라고 부르는구나, 혹은 이럴 때 "I'll be right back"(금방 돌아올께)이라고 말하는구나를 알게 된다. 이 때 알게 된다는 것은 외운다는 것이다.

이것이 영어를 가장 잘하는 사람들, 미국 사람들과 영국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한국어를 가장 잘하는 우리가 한국어를 배운 방식이다.

이제 많은 학생들은 그래도 문법을 중심으로 단어를 외우고 문제를 푸는 공부방법을 택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더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과를 얻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나는 그런 효율성은 단지 "문제를 푸는 결과"에만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싶다.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다만 적은 노력으로 시험 성적을 더 많이 맞을 수는 있다. 대학엘 가고, 사회인이 되어서 영어 회화를 하고 작문을 해야할 때, 다시 영어 공부를 처음부터해야 한다면, 그 때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과를 얻는 보상을 해야 할 것이다. 결국 많은 결과를 얻지 못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결국 중간 결론은 이렇게 요약된다.

많은 노력을 들여서 공부해라. 노력하는 만큼 결과를 얻을 것이다. - 너무 교과서적이라서 나도 싫어할 정도의 말. ^^

두가지를 더 말하고 일단 끝맺겠다. 첫째는 내가 왜 이렇게 공부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떤지에 대해서. 둘째는 왜 이런 공부방법을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것인지, 왜 그렇게 해아하는지에 대해서.

두번째를 먼저 이야기하겠다.

영어로 꿈을 꿀 수 있을까? 힘들겠지? 왜 힘들까? 우리 생각의 밑바탕에 한국말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영어를 읽거나 듣고 한국어로 번역한 다음 대답을 생각해 내고 다시 그것을 영어로 바꾸어야 한다. 이제 그 생각의 밑에 있는 무의식에까지 영어를 집어 넣을 수 있다면 영어 실력이 근본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회화나 작문까지도.

그래서 나는 이렇게 표현한다. 다른 생각을 하면서 외울 수 있을 정도로 입으로 소리를 내어 외워라-라고.

처음에 단어의 순서를 생각하면서 외워야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서 익숙해지면 생각없이 소리로만 외울 수 있다. 처음에 시작할 때는 단문 독해 문장을 하나 그렇게 외우는데 약 2주 이상이 걸린다. 이런 일을 두세번만 하면 외우는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든다. 한학기만 하면 3-4일만에 외울 수 있게 될 것이다. 1년 이상 하면 대체로 한 두세번 읽고 대략적으로 외울 수 있게 된다.

한 두세번 읽고 대략적으로 외울 수 있는 문장은 한번 읽으면 그 뜻을 이해할 수 있는 문장이다. 독해력이 그렇게 향상되는 것이다.

숨어있는 진실 : 그렇게 1년 동안씩이나 생각없이 외울 정도로 달달 외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고통스러워서 힘든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나태해지고 싶은 유혹에 쓰러지기 때문에 힘든지, 그것에 대한 설명이 빠져있다.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생각없이 문장을 외울 수 있게 되면 그 문장의 구조, 즉 그 문장에 들어있는 생각의 구조가 마음 속 깊이 들어가 버린다. 1년 이상을 하면 대체로 본능적으로 몇구절들이 필요할 때 튀어나온다. 3년을 그렇게 하면 대학에 들어간 후 한 두달만의 집중 보완 훈련으로 외국인들과 복잡한 토론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반대로 이러한 과정이 없이는 아무리 영어회화 학원에 다녀도 별 소득은 없을 것이다. 간단한 인사말과 상황에 따른 표현을 몇마디 외운 후에 본격적인 화제가 나타나면 알아들을 수는 있어도 말할 수는 없는 상태...

나는 왜 이런 방식으로 공부를 하게 되었을까?

나는 공부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오르는 때가 있었다. 최대한 합리적으로 생각해 낸 방식이, 나보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을 협박하는 것... 이런 것은 결코 아니었고, 더 많은 시간 투자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갖는 것이었다.

잠을 줄이는 것은 위험했다. 수업시간에 오히려 졸려서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버스를 타고다니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단어장을 꺼내서 외우는 것이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럴 경우 걸어다닐 경우나 버스에서 단어장을 꺼내기 싫을 경우에, 혹은 꺼낼 수 없을 경우에는 공부를 쉬게 되었다. 그래서 아예 다른 짓을 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 것이 외우는 것이었다.

암기과목은 외워야 할 내용을 마치 주문처럼 요약정리해서 뜻없는 소리로 만들어서 입으로 외웠다. 영어는 외우기에 가장 만만한 과목이었다. 어려운 문장들을, 독해가 안되면, 일단 위우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습관적으로 입에서 영어를 중얼거리게 되었다.

그런데 매번 새로운 문장을 외우기에는 겁이 났다. 새로운 문장을 외우다가 예전에 외운 문장을 까먹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외운 문장을 확실히 외우기 위해서 별 생각없이 중얼거릴 수 있게 될때까지 외웠다. 게다가 이미 외운 문장을 반복하는 것이 새로운 문장을 외우는 것보다 편했기 때문에 자꾸 외우게 되어서 결국에는 잡생각을 하면서 영어를 외우게 된 것이었다.

그 결과 영어 회화 확원엘 단 1달 다닌 적이 있을 뿐이지만 외국인들 만나면 그럭저럭 이야기를 잘 한다. 특히 본격적인 주제, 정치학, 철학 등에 대한 주제가 나오면 이야기를 잘 하게 되었다.

그 후 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칠 때도 이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효과가 없었던 적이 없었다.

믿을 수 있는가? 중학교 3학년생을 겨울방학 때를 중심으로 3개월간 연습시켜서 고등학교 2학년 수준의 영어 독해실력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난 지금도 영어를 외운다. 하지만 이 공부방법은 나에게도 여전히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