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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칼럼]캐나다 식 자녀 뒷바라지
작성자
코포
작성일
2010-01-18
조회
3007

이민 1세대들의 삶은 자녀세대를 위해 희생되는 삶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민자 부모들은 하나같이 자녀들이 이 사회, 나아가 온 세계를 위한 아름다운 사람들로 자라나는 것을 꿈꾼다. 그런데 이러한 부모들의 꿈과 노력이 과연 캐나다 사회에 맞는 방식의 자녀 뒷바라지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캐나다 생활이 길어질수록 영어가 유창해질수록, 자녀들은 캐나다 식 가치관을 솜처럼 흡수한다. 반면 부모들은 ‘학력 위주의 한국 식 교육’이 가장 안전한 길이기 때문에 그 길로 자녀들을 인도하고 싶어한다.

부모들의 이러한 열성은 때론 일방적인 강요로 받아들여져 심각한 세대간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캐나다에서는 아이들 뒷바라지조차 달라져야 하는가?

도서관에서 자녀와 함께 자료 찾기

한국에서는 좋은 학원을 고르는 것이 학업 지도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캐나다에서 자녀 학업 향상을 위해 할 수 있는 부모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학원이나 개인교사(튜터)를 이용하는 것 못지않게 여름학교(써머스쿨 프로그램)를 통해 모자라는 공부를 보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 거의 모든 초 중 고등학교에 이 프로그램이 있으므로,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정보를 모아 두면 좋다. 

그리고 학교에서 운영하는 방과 후 클럽활동, 거주 지역의 스포츠 클럽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킨다. 이런 활동은 운동은 물론, 영어 공부를 위한 좋은 장이 된다.

특히 아이들이 학교 과제를 준비할 때, 함께 도서관에 가서 자료 찾는 요령을 안내해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하루 20분 이상 독서습관을 키워주는 것, 신문의 중요 기사나 논설을 오려서 읽게 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된다. 시중에 판매되는 문제지나 교과서를 구입하여 부모와 함께 한두 장씩 풀어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봉사 경험도 쌓게 해야

학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키워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도와줘야 한다. 캐나다 사회에서는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다른 재능과 경험을 두루 갖춘 아이들이 더 각광받는다.

이를 위해 캐나다 부모들이 기울이는 노력은 한국 부모들의 열성에 못지 않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축구, 발레, 뮤지컬, 악기교습 등 다양한 프로그램 정보를 알아내고 시간에 맞춰 아이를 데려다 주는 일은 사실 적지 않은 수고다. 지역 커뮤니티 센터 등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런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자원봉사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클럽의 임원이나 학생회 활동을 해보는 것, 파트타임으로 일해 보는 것도 18세 이전에 쌓아야 할 배움에 속한다. 세상 경험이 적은 아이들은 자원봉사나 일자리를 찾는 데 서투르다.

그러므로 자녀가 원하는 분야의 일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부모가 나서서 같이 찾아보고 필요한 절차를 함께 밟는 것이 좋다. 아이들에게만 맡겨두면 한 발짝도 내디디지 못하고 단념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와 긴밀한 유대 필요

부모가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교 측과 긴밀한 유대를 가져야 한다. 한국에서는 ‘치맛바람’ 이라는 불릴 정도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이 곳 학교들은 어떤 형태로든 학부모가 학교 공동체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다시 말하면, 집에 가만히 앉아 준비물만 챙겨주는 수동적인 학부모를 좋은 학부모로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학교마다 매달 학부모 모임 (PAC: Parent Advisory Committee)이 열리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것부터 출발할 수 있다.

아이들이 야외학습(Filed Trip)을 갈 때, 여러 명을 함께 차로 데려다 주는 일, 도서관 책 정리 등의 자원봉사는 영어가 짧은 부모들도 쉽게 할 수 있다. 그 밖에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자원봉사의 기회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임교사 또는 학교 카운슬러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의 경우, 방과 후 아이들을 데리러 갈 때 가끔씩 담임선생님을 만나 아이의 생활에 대해 묻고 인사를 나누는 것이 좋다.


중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이메일이나 편지 혹은 전화로 연락하는 것이 더 낫다. 각 학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선생님들의 이메일 주소 등을 쉽게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아이와 관련된 어떤 사항이든지 교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친구관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특별활동은 어떻게 참여할 수 있는지 등의 이야기들도 이에 포함된다.

친구관계를 잘 지켜봐야

아이들의 친구관계를 잘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체로 사춘기에 진입하는 5-6학년 정도부터 한국에서 갓 온 아이들, 어릴 때부터 이 곳에서 자란 동양계 아이들, 그리고 서양아이들이 각각 다른 그룹으로 놀기 시작한다. 아이들 안에 나름대로 문화적, 언어적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 그룹에도 저 그룹에도 들지 못하는 ‘끼인’ 아이들도 생긴다. 스스로 ‘왕따’ 당했다고 느끼기도 한다.

아이들의 원만한 친구관계를 위해서는 친구들이 자주 놀러 올 수 있도록 집을 개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 학기 초에 자녀의 친구들을 초대하여 플레이 데이(Play Day) 등을 가지는 것도 좋다. 생일이 6월 말이라서 1년 내내 친구들을 집에 부르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한 이 곳의 중고등학교는 성과 마약에서 안전지대가 아니다. 사춘기 무렵의 아이들에게는 반드시 성과 마약에 대한 안전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다.

서양 아이들은 슬럼버 파티(Slumber Party)를 통해 소위 ‘위험한’ 탈선행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집안의 가정환경이 잘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이들을 아무 집에서나 슬립오버(Sleep Over) 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역할모델로서의 부모가 돼야

마지막으로 부모 자신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역할모델이 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완벽한’ 부모보다는 ‘행복한’ 부모를 원한다. 가장 좋은 부모는 부모를 떠나야 할 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는 그런 부모다.

부모들 스스로 건강한 부부관계, 심신의 건강관리, 영어공부 등에 균형 있게 투자하는 모습이, 자녀 뒷바라지에 전력하는 것보다 아이들을 더 건강하게 자라게 한다. 만일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 때문에 아이들을 자유롭게 내버려두기 힘든 부모들은 ‘부모 역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부모님들이 당장 눈앞의 학업 성취보다 10년 후의 모습을 그리며 천천히 여유 있게 아이들을 뒷바라지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와 함께 일하는 중국인들은 아기자기한 도시락을 마련해 아이들 손에 쥐어주는 한국 엄마들을 존경과 부러움의 눈으로 보고 있다.

☞ 커뮤니티 워커의 릴레이 칼럼은 KCWN(Korean Community Workers Network) 에서 제공한다.
☞ 필자 조은숙(Sarah Cho)씨는 이민자 지원기관인 S.U.C.C.E.S.S.의 트라이시티 오피스에서 심리상담과 부모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문의: 604-468-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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